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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옛날 옛적 이야기다. 또 길다. 원문의 맛을 살리기 위해 이 광활한 블로그 레이아웃과 상관없이 그냥 떼다 붙인다. 그나저나 토 안 달고 그냥 시작을 못한다. 



HM가 보고 싶다.

정말로
옹고집 소주
김치찌갠가 부대찌갠가
한 밤의 스타크
날 샌 무안함
YJ네 집 습격
Avec HM

그립다. 

From 붕대 



붕대가 보고 싶다.

어…
붕대선배가 보고 싶다는 말이지요.
전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요.
종종 스타크도 하고, 여전히 책 보고
그런데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 한국에 돌아갈지는
솔직히 말하면, 학교 근처의 술집은 그립지 않군요.
사람만 그립지
이제는 다른 학생들이 주객이 되있겠죠
가끔씩은 진짜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제 여기 온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군대 왔다고 생각하고 꾹 눌러 붙어 있습니다.
아…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다음편은 언제 나오나?
여기 생활은 혼란스러운데로 버티며 즐기고 있지요.
잘 모르겠네요.
철학과 출신 영화계 딴따라들이 다들 잘 풀리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낸중에 꼽사리 껴야지…
'지옥의 묵시록' 감독판이 나온다는데
자그마치 50분이나 첨가되서
얼른 보고 싶네요.
아… 그리고
어… 잘 모르겠다.
그럼, 안녕히. 

From HM 



당신들이 보고 싶다.

당신들이 '미친듯이' 밤새 스타크를 하고, 조교실에 널부러져 졸던 그 시절…
스타크도 하지 않고, 외박도 좀처럼 하지 않는 나로서는
별 재미가 없었는데도 무슨 재미에 당신들을 그리도 열심히 쫓아다녔는지…
나름대로 슬럼프인지라
내내 책 한 줄 읽지 않고 머리만 쥐어뜯으며 멍하니 인터넷과 티비만 보던 어제밤…
샤워하면서 정신이 들어 그 '이유'는 아니고 그 '재미'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더의에 땀에 절은 머리를 손끝으로 꼭꼭 누르며 감은 보람이 있던 탓인지
비누질 하는 동안 문장 하나 떠올랐다.
아마도 당신들이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라는 걸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그랬나 보다.
그 즈음에 무쟝 외로웠고 – 당시에는 내가 외로운 이유의 일부도 당신들이라고 생각했지만 –
어찌되었던 내가 그렇다는 걸 당신들은 이해해줄 수 있다고 나는 무의식 중에 믿고 있었나 보다.
날씨가 덥고 더워 드뎌 오늘은 30도란다.
아아. 이 여름을 어떻게 나나…
더위 조심!!  

From JE 



그런 적 없다.

미친 듯이 스타 한 적 없다.
그 격렬한 순간에도 정신은 차리고 있었다.

"붕대선배 드라군 좀 보내줘!"
"에이, **. 나 기지 공격 당하고 있단 말야."
"어? 핵폭탄이다. 선배, 컴셋 레이더는 언제 해 줄거야."
"이제와서 뭔소리야. 난 벌써 엘림이다."

나 또한 시나브로 엘림되는 나의 기지를 보고 있었다. 아주 명철한 이성 속에서…

주) 엘림 : 엘리미네이티드의 준말. 

조교실에서 널부러져 잔 적 없다.
찌그러져서 잤다.
구석 자리의 염형이 쓰던 의자에 구부려 자고 있었지.
화장실이 급해진 나는 부시시한 눈으로 일을 보고 왔지.
유일한 내 지정석에서 붕대선배 자고 있더군.
난 잠시 컴퓨터 앞에 엎드려서 졸았지.
붕대선배 일어나면 자리 뺏으려고…
그런데…
붕대선배 오후 4시쯤에야 간신히 일어나더군…
"우 **, 난 뭐하러 인생을 사냐?"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는 말이지. 

From HM 



HM말이 맞다.

우리는 열라리 냉철한 이성하에서 계획된 게임만을 했었지.
물론 가끔 겜하다 졸기도 했지만…
HM 한 번, 나 한 번
그건 글치만 우리의 겜 횟수에 비하면 광복절 눈 오는 것 만큼의 경우니깐 무시해도 된다.
미적분 안써본 넘들만 우릴 비난할 수 있어.
하여간
HM 말이 다 맞긴 한데…
'엘림'은…
엘리미네이티드의 준말이 아니라
엘리미네이션의 준말 같은데. 

따작따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HM야…
조교실의 그 편한 의자 뺐은건 미안하게 됬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좀 미안하구나. 

From 붕대 



그렇다면 아마도

이런 장면 기억난다.
나는 조교실의 창가쪽 책상에 허리를 세우고 정자세로 앉아있다. (때는 점심시간으로 다른 선배들은 자리에 없다.)
HM는 편안한 의자에 기대 전날 밤의 전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컴퓨터쪽의 책상 앞 의자에는 HJ가 앉아서
자신의 실력과는 차원이 다른 철학과 상위리그 얘기를 듣고 있다.
아마도 HJ는 점심식사를 하러가기 위해 JH를 기다리는 중이었을 수 있다.
아마도 나는 점심때가 되어서야 학교에 나온 백수인지라 식사에 별 의욕이 없었을 수도 있다.
HM는 밤 새 경기를 한 피로에 점심식사에 별 의욕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불확실하다. 기억이란 그러하다. 

확실한 것은
피방에서 당신들이 어떠한 정신으로 게임을 했는지 나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냉철한 이성으로' 했으리라고 추론한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은 그 다음날에 나로서는 기억할 수도 없는 복잡한 전략들을
서로간에 어떻게 구사하였는지 상술하지 못했으리라.
그러므로 당신들의 기억은 맞다. 

그렇다면 아마도
나의 기억은 이런식일 것이다.
전날 게임의 재미에 푸욱 빠진 HM가 경기내용을 설명하는 열정을 보면서
나는 이 사람들은 스타크를 '미친듯이'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한 것이다.
혹은 HM가 어떠한 특정 전략을 전개해야겠다고 냉철한 판단을 했다라고 말 한 것이
내 귀에는
"미친듯이 진지를 구축했다"던지 이런식의 표현으로 기억된 지난 날을 회상했을 뿐인 것이다. 

당신들은 과거를 기록하는데에 있어서 나의 증언 따위는 필요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자기신뢰도가 넘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 글은 나의 회고담이 구성된 방식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날 수업체크는 내가 다 해줬다는거 알고 있지?

From JE 



그냥 궁금해서

붕대 요즘 바쁜가? 

From SJ 





별로 안바빠. 

From 붕대 



그렇구나

바쁜 줄 알았지. 

From SJ 

 



주연 : 붕대, HM, JE
조연 : HJ, 염형쓰던 의자(수면기계), YJ네 집, HJ가 기다리던 JH
우정출연 : SJ
다 이니셜인데 염형만 염형이군. 본명 기억 안나 이니셜 못쓴다. 빠흐똥.

우린 꽤 잘 놀았어... 젝일.

 

Posted by 붕대소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goi.tistory.com BlogIcon parrr 2010.09.19 13: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즐거운 추억아닌가요... (이런 부드럽던 한 때가 저도 있었던 것 같은데...하면서 떠올려 봅니다)

    그러고보니 자주 어울리고 불렀는데 본명이 생각안나는 친구들이 드문 있네요.ㅎ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20 0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캐릭터들이 제 머리속에만 있어서 공감은 전혀 생각도 못했었는데, 사람 사는게 별로 다른게 없겠죠? 역시..ㅋ

      금방 귀국할 듯 했던 한 후배녀석이 여전히 금방 올듯 하면서 계속 살고 있어서 문득 생각이 난 이야기였어요. 아 정말 보고싶은 녀석이라...

  2. Favicon of http://araria.textcube.com BlogIcon 善水 2010.09.20 1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순 붕대소녀님은 게임만 하셨군요
    전 벌써 붕대소녀님 문장에 익숙해졌나보네요, 읽다가 왠지 친숙하다 싶으면 From 붕대 (악!ㅋㅋ)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22 0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
      HM이라는 후배(프랑스에서 거의 10년 째 살고 있는)랑 공유한 기억이 딱 3가지 뿐이네요. 비슷한 저급한 실력의 스타크래프트, 일 안하는 조교, 술은 별로 안마시는데 술집서 밤새 떠들기.
      문장, 문체에 대한 고민이 요즘 심각한데(스스로 좀 맘에 안들어서요) 선수님은 늘 위로(?) 해주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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