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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빈둥대다가 낮에 잠깐 산책을 했다. 당연히 씻지도 않고 잠옷겸 일상복을 그대로 걸친 채, 비 갠 오후의 축축함을 만끽하러 나섰다.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하다. 이 말은 즉, 우리동네는 누군가의 시골? 이라는 잡생각 잠시 하고 급 쌀쌀해진 날씨를 체감하고 급히 돌아왔다. 뭘 먹을까? 하는 실존적이고 유용한 고민이 우선해서 자동적으로 냉장고 문을 여닫기. 별게 없다. 명절 때 아무데도 안간 자유의 대가는 5000톤 쌀지원 받은 북녘땅의 추석보다 나을 것도 없다. 5000톤 음… 오십만명에게 10Kg씩인가? 군량미로 쓰여도 몇 일 못 가겠군. 

냉장고 안에 한달쯤 전에 계란에 풀어 부쳐먹으려 사둔 옛날 쏘세지가 보인다. 유통기한을 확인했더니 아직도 한달 넘게 남았다. 대체 뭐가 들어갔기에. 여튼 좋다. 그걸 어케든 해먹자. 부대찌개? 음… 좋아. 6팩 사둔 드라이피니쉬 맥주캔이 알짱거린다. 음 쏘세지 야채볶음. 더 좋다. 그래 오늘 메뉴는 쏘세지 야채볶음과 맥주. "어때?" 하고 물으니, "그게 밥이야?" 되묻는다. 역시 추석인가? "그냥 굶을래?" 라고 말 못했다. "부대찌개 어때?", "좋아.", "두부김치도 할까?", "굿굿" 이래서 냉장고 비우기 대작전이 시작되었다. 

부대찌개
멸치 다시 국물 만든다. 좀 불안해 결국 가쓰오부시 털어 넣는다.
냉동실에 늘 모셔놓는 떡국떡 두움큼 물에 불린다. 당면 한다발 꺼내 같이 불린다.
대충 불린 재료 후라이팬에 올리고 약불.
소시지 대충 썰어넣기.
김치 세젓갈 퍼내서 넣기.
다시 국물 좀 퍼 넣고 한소끔. 팬 바닥에 떡 눌어붙을까봐 나무주걱질 죽죽.
당면 넣고 고춧가루 휘휘 풀고 한 소끔.
라면 올릴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패스.
재료의 허접함을 감추면서 국물의 알듯 모를듯한 풍성함을 위한 드빈치 슬라이스 치즈 두장 써비스. 끝. 

두부김치
물 펄펄 끓이고 소금 좀 치고 불 끄고 두부 담근다.
팬에 식용유, 참기름 두르고 김치 두젓갈 휘휘 볶는다.
담가둔 두부 건저내고 물기 짜고 썬다.
디스플레이가 8할인 요리 세심하게 마무리. 끝.

쏘세지 야채볶음
달군 후라이팬에 식용유 두르고 고추가루 뿌리고, 다진 마늘, 파 썰어 숭숭.
기름 걸러내서 특제 고추기름 제조 완료. 완전 성의있는 시작에 스스로 대견해 하는 것도 잠시.
비엔나쏘세지 몇 개 대충 썬다. 문어모양 내기는 귀찮아 그냥 잘게 썰어버림. 새 팬에 좀 굽는다.
새송이버섯 대충 쑹쑹 썰어 쏘세지랑 대충 섞어주고
파프리카 대충 마찬가지. 나름 칼라풀 하다.
특제 고추기름 붓고 좀 굴려대다 케쳡, 우스타소스 넣고 좀 더 굴려대다 보면 완성.
맛있어 보이라고 깨좀 뿌려준다. 끝. 

맥주 잔 세심하게 고르고, 캔 맥주 아닌척 그럴듯하게 따라낸다. 정말 그럴듯하다.
아 행복한 추석.

내일 마트 안가면 죙일 굶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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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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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raria.textcube.com BlogIcon 善水 2010.09.24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석표 정성 레서피인가요 럭숴리 합니다 ㅋㅋ
    멸치다시에 가쓰오부시 슬라이스치즈 우스타소스 새송이버섯 파프리카 고추기름까지
    그리고 맥주까정 오붓한 저녁이셨을것 같습니다 ^^ 저도 동생에게 다시국물내고 고추기름 내고 정성들여서 이렇게 해달라하면 설마..
    그냥 굶을래? (왠지......) ㅋㅋ

    저 말씀대로 어젠 보름달보고 소원도 빌었어요
    우리 계속 싸랑하게 해주세요~~~~

  2. Favicon of http://sgoi.tistory.com BlogIcon parrr 2010.09.24 2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오늘은 저도 약간은 심플하지만 정감있는 쏘야"로 오랜만에 맥주한잔 달려볼까 합니다.

    마음만은 한가위 명절 지내는 마음 이빠이"입니다.ㅎ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25 0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Simple is the Best 겠지요. 저의 Favorite 맥주안주 베스트3총사는 쏘야, 돈까츠, 노래방새우깡.

      오늘도 달이 무지 밝네요. 밝은 달만 보면 소원비는 조건반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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