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17/12 »

  •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  
  •  
  •  
  •  

 




붕대 : 설레임씨? 아니 설레임 뚜껑씨?

         이거 이름이 부르기 좀 그렇군요. 저랑 길이가 같게 그냥 '설렘'이라 불러도 괜찮을까요?

설렘 : 좋으실 대로 하세요. 뭐 제 생각까지 물어보실 필요야.
         이렇게 말 걸어 주시는 것만 해도 행복합니다만 좀 자기편의적이신건 알고 계시죠?

붕대 : 잘 알고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뚜껑따위... 하면서 얕게 보고 있지는 않으니 이해해 주시길. 
         그간 무척 자주 뵙기도 하고 악수도 하고, 부비부비도 하고 ㅡㅡ;; 그랬는데
         오늘에서야 말씀 나누게 되었네요.

설렘 : 이게 다 몇 일전, 아니 어젠가? Highdeth님이 절 물끄러미 쳐다보신 덕분이죠.

붕대 : 그러게요. 저도 늘 감사해 한답니다.
         오늘 구멍가게서 설렘씨 찾았더니 안보이더군요. 요즘 날이 선선해져서 그런가요?

설렘 : 음… 전 가을은 좀 타는 편이죠. 그런데 의외로 겨울에 인기가 꽤 있어요.

붕대 : 여튼 전 무척 설렘씨 좋아합니다.

설렘 : 미안한 이야기 지만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고 안좋아하고는 별 신경 안씁니다.
         저는 어차피 그리 시선을 끌만한 존재는 아니잖아요.

붕대 : 자신이 불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나요?

설렘 : 그건 아니에요. 제 자랑 같지만, 전 정말 소중한 존재죠.
         제가 없다면 아마 사람들은 구멍가게 주인이나 애꿎은 편의점 점원에게 화를 낼지도 모르고,
         좀 쉬었다 먹고 싶어도 손을 비벼가며 단숨에 먹어야만 할지도 모르잖아요.
         그건 별일 아니라고 생각 하실지도 모르지만, 어떤 사람에겐 무척 중요한 일이에요.
         전 제가 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붕대 : 직업관이라고 해도 될라나요? 여튼 투철하시군요.

설렘 : 뭐 햇수로 8년째 되다보니 나름의 프로의식이랄까요 그런건 생기더라구요.

붕대 : 어 그뿐이 안됬나요?

설렘 : 8년이면 강산이 8할 변하죠. 요즘 우리나라 보면 강줄기는 두 번 쯤 변할 듯 싶습니다. 
         (목소리가 좀 커진다) 왜요 8년 경력이 뻘로 보여요? 
         한 때 제 라이벌이었던 쭈쭈바 보세요. 요즘 저한테 찍소리도 못해요.
         (다시 냉정을 되찾고) 뭐 저야 뚜껑에 불과하니까 맛을 이야기 하지는 않겠습니다.

붕대 : 맛 이야기를 하시니까 생각나는데, 
         지금 밀크쉐이크, 커피쉐이크, 쿠키&크림, 그리고 최근에 로즈도 나왔더군요.
         어느 쪽을 선호하세요?

설렘 : 오해가 좀 있으신데요. 로즈는 제 친구가 담당해요. 빨갱이죠. 전 파랑이에요.

붕대 : 아 미안합니다. 제가 나름 자료조사를 한다고 했는데… 여튼 로즈분과는 친하신가요?

설렘 : 로즈는 저보다 좀 편하게 풀렸죠. 뭐 질투하는 건 아니구요.
         그 친구는 저보다 10ml 적게 일하니까요. 살짝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아 수퍼후르츠라는 친구도 있어요. 
         아직 별로 대화를 안해봤지만, 그친구 그닥 오래갈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뭐 좀 요즘 트렌드에 맞게 나온다고 오렌지 색 염색도 했나본데.

붕대 : 아 자료를 보니 로즈는 150ml 였군요. 설렘씨는 160ml.
         이거 왠지 좀 불합리 해 보이는데요. 뭐 어쨌건 안 사면 그만이니까 제 알 바 아니고…
         일 하시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때가 있나요?

설렘 : 뭐 특별한 것은 없구요. 늘 하는 일이다보니.
         한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빙과류가 유통기한이 따로 없거든요.
         그러다보니 냉동실에서 몇 년 굴러다닐 수도 있어요. 먹는 사람 사정이야 알 바 아니고,
         이게 -4도쯤 유지하면 딱 좋거든요. 그런데 -20도에서 오래 있다보면 가끔 버티기 힘들어서 
         뚜껑 열리죠. 실제 그런 경우도 있구요.

붕대 : 아 저도 예전에 한 번 뵜던것 같군요. 아 그런 고충이. 세상에 쉬운 일이란게 없군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설렘 : 계속 설레임 뚜껑으로 살아가는 겁니다.

붕대 : 아. 네. 여튼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렘 : 저야 늘 시간이야 넘친답니다. (급 만들어진 미소 띄우며) 사랑합니다 고객님.

 

인터뷰가 끝나자 설렘은 데꾸르르 굴러갔다.

설렘 : 어이어이~ 굴러갔다고 쓰지마. 난 뛰고 있다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붕대소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9.27 14: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악, 감동의 도가니탕입니다. 훈련소에 있을 때 남성성을 잃어버린 센터에 좌절하다, 백일휴가를 나와서 도가니탕을 먹고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해야만 했었던 그때의 느낌 같네요.

    처음 딱 읽었을 땐 <<적의 화장법>>을 떠올렸는데요. 끝에 가면서 '허걱' 했답니다. 설렘은 두근거림이고, 뛰고 있지만, 단지 뚜껑으로 불리울 뿐이란 생각에 버리진 뚜껑에 죄책감 아닌 죄책감도 느끼지기도 하구요.

    그리고 의외는 아니지만, 붕대소녀님 매니악한 스멜이~_~ ㅋㅋㅋ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28 0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이 글쓰기는 표절입니다. ㅡㅜ

      글쓰기 형식을 빌어오는 것은 우리사회에서 관대한 일이고 법적으로 따진다 해도 뭐 별 소용 없을 일이겠지만... 맘에 좀 걸리는군요.

      한 때 같은 연구소(?)에 있었단 YJ선배. 통 연락없이 지내다보니 뭐하는지 몰랐는데 수도권 어느 예술대학 교수질 하고 있군요. 이런식의 무차별 인터뷰를 좋아하고, 재야학자로 살아갈 줄 알았는데 "내가 투사는 아니지" 하며 자연스레 사회속으로 파고 들 줄 아는 요량도 갖추고, 사진과 이미지에 중독되었고 침습적비평을 계속해 나가겠다던 그 선배.

      미학자, 독설가, 사회운동가, 사회비평가... 인 JK교수가 "나는 사회주의자이기에 조국이 없다." 고 했을 때, JK교수의 선배이자 미학자, 얌전한 독설가, 운동부족 사회운동가, 소극적 사회비평가... YJ는 웃으며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지만 조국이 없다." 고 화답하고(실제 그는 사회주의자였으나) 당시 어린아이같은 저는 "나는 아직 쇼핑할 조국을 고르는 중" 이라고 도발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매니악한 스멜은 제 것이 아니라, YJ선배의 것임을 조심스레 밝히며...

      전 스페셜하지 않은 제너럴리스트의 삶을 즐기고 스페셜하면서도 제너럴한 JK교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제너럴 하면서도 스페셜한 YJ선배를 좋아하고, 아주 가끔씩만 매니악한 것을 동경하지요.

      그나저나 YJ선배의 강의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 글도. 언젠가 서평을 써봐야 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gosu1218.tistory.com BlogIcon gosu1218 2010.09.28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즈는 나보다 쉽게 풀렸지요 10ml 가 적다구요 ㅋㅋㅋ


    아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아침부터 빵 터졌네요 ㅎㅎㅎㅎ
    전 가끔 모기 파리류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아 이젠 가을이 다가오니 인터뷰도 더이상 못하겠네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28 1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수님 글 근간에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4D영화 이후 뜸하시다가 갑자기 쏟아진 포스팅을 따라잡는중^^

      재미있게 보셨다니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모기 파리류들과 인터뷰 ㅋㅋ 아 생각만 해도 온몸이 여러가지 이유로 근질거립니다. ㅋㅋㅋ

  3. Favicon of http://araria.textcube.com BlogIcon 善水 2010.09.28 1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먹어봤어요 옛날 서주우유바? 맛 나던데 그거 진짜 좋아했던 아스크림였는데요~ㅎㅎ
    사랑합니다 고객님~ 저도 빵터졌습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28 1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서주우유바 맛있죠.ㅎㅎ 여름엔 너무너무 빨리녹아서 흘리지 않고 다 먹기 힘들었던, 서주우유바가 맛나긴 하지만 천천히 녹는 비비빅을 놓고 구멍가게 냉장고 앞에서 서성이던 때가 기억납니다.

      그래도 비비빅의 견고함과 서주우유바의 부드러움이 결합하면 둘의 장점이 다 사라져 버릴 것 같아요. 변증법적 결합의 부작용. 그래서인가 제 입맛은 퓨전을 싫어라 해요.^^

  4. Favicon of http://indra500.tistory.com BlogIcon * 잠수함 * 2010.09.28 2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쭈쭈바와 묘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는 설렘(군? 양?;;)이군요..
    읽는 내내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띄게 만드는 재밌는 글이네요,

    왠 링크지? 하고 무심코 클릭해서 highdeth님의 블로그까지 날아갔다왔어요,ㅎㅎㅎ

  5. Favicon of http://yonese.tistory.com BlogIcon 붕엌 2010.09.29 1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보니 붕씨 형제네요 ''

  6. Favicon of http://jersuji.tistory.com BlogIcon 저수지 2010.10.28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들어왔는데,
    재미있으면서도 중간중간 문제점들도 꼬집어주고..
    와, 좋은데요.
    한 번씩 붕대소녀님의 조금 가벼운 낙서장 글 보러 와야겠어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