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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생 김예슬의 자퇴, 동의하십니까 

   

명지대학교(비주얼) – 찬성 VS 성신여자대학교(렛츠) - 반대

 

우선 아래 토론내용 요약은 지극히 힘든 작업이어서 대충 해버렸다는 것을 고백한다. 쟁점에 관한 전선이 형성된 포인트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더 줄일 수 있었지만 귀찮아 졌고, 더 세세할 수 있었지만 무의미 했다. 만약 세세하게 갔다면 토론의 막장성을 좀 드러냈을 정도의 차이일테다. 안 보셔도 그만이고, 보셨는데 부족하다면 다시보기를 하실 수 밖에... 이 지리한 말장난을 다시 보시기를 추천할 수는 없지만 굳이 보시겠다면 말이다. ㅋ


 

쓸데없는 사설

우선 김예슬 학생의 대자보와 자퇴로 이어진 화두는 조금 묵은 감이 있지만 결승전 주제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16강전부터 주욱 이어온 대학토론배틀이 주제와 상관없이 3자의 입장에서 떠들었던 학생들을 보면서 전문가포럼을 흉내내고 있다는 시각을 거둘 수 없었던 나로서는 자신들의 이야기로 하는 승부는 진정성의 승부일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를 가졌다. 

다시 강조하는데 그 넘의 '진정성'이란 지행합일 이전에 지언합일 정도의 경지다. 니체식으로 말하자면 Redlichkeit(정직성) 정도의 개념이다. 그닥 대단한 것이 아니다. 거짓말 좀 안하자는 호소일 뿐이다. 이전의 과정에서 언어의 객관성만이 아닌 토론자로서도 객관성을 어필했던 명지대팀의 장점과 토론스킬을 가장 자유롭게 활용하던 성신여대팀의 대결은 결승전이 아니었다 해도 기대감이 컷을 것이다. 나로서는 한 쪽을 확실히 응원했겠지만 양팀의 저력은 어떤 잣대로 해석되든지 간에 이미 증명되었었다. 결승에 올랐으니까. 

그런데 양팀의 논지를 분석하려 해도 그다지 언급할 사항이 없다. 토론은 그 어느 때 보다 맴돌았고, 논점은 어긋났고 공격과 방어가 따로 놀았고 1회성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소감 한마디 한다면 정말 보고 있기 시간 아까운 토론이었다. 
생방송을 보며 편집이 과도하게 된건가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로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최악의 결승전이다. 



위악적(僞惡的) 뇌구조 비교




왠 인신공격이냐 물어보신다면 '음... 미안합니다.' 라고 해야 마땅하겠지만 이 토론을 지켜본 바, 안 그래도 될 듯하다. "저는 인신공격을 한게 아니구요. 뇌구조를 상상해 보았을 뿐이에요." 라고 말하면 한 쪽 팀에선 이해 할 꺼고 다른 한쪽 팀은 화는 나겠지만 반박은 못할 꺼다. 

입론에서 양팀이 꺼내든 카드를 보자. 찬성측 명지대팀은 '김예슬 사건'이 주는 의미에 대한 해석을 쟁점화 하자고 주장하고, 반대측 성신여대팀은 '김예슬 VS 보통의 학생들'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먼저 도발한다. 쟁점이 형성되지 않던 지리한 말싸움은 대학의 정체성과 역할론 논란으로 이어지기 까지 불필요하고 불편한 시간을 잡아먹었다. 이 시점부터 나는 명지대팀의 승리를 은근슬쩍 점치기 시작했다. 대학의 건전성에 관한 쟁점을 가져왔고 이 쟁점에 집중하려는 팀(명지대팀)과 김예슬 개인의 문제에 집중해 논점을 흐리려는 팀(성신여대팀)의 대결로 보였기 때문이다. 

뇌구조 따위 그림 왜 그렸냐면, 토론내용은 이 그림 두 장이면 충분히 정리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성신여대팀이 토론에서 보여준 모습을 몇마디로 요약하자면 질문을 질문으로 받고, 쟁점을 파고들면 동의한다고 말하거나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발뺌하고 난 뒤 바로 좀 전에 동의했거나 그런식으로 말 한 적 없다던 말을 반복한다. 나는 명지대와는 강경대열사와 관련된 기억 외에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아무래도 철저히 명지대팀 입장에서 성신여대팀의 오류들을 공격하게 될 듯 하다. 내 기준에 논리적 오류는 동어반복이나 당위의 선언보다 문제가 심각하니까.



김예슬 VS 보통의 학생

"김예슬이 대학의 자정적 노력을 폄하하고 일방적 책임을 물은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
"김예슬의 자퇴는 전선이탈행위다. 그러므로 올바르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김예슬은 보통의 꿈을 꾸는 대다수 학생들을 비난했고 독선에 빠진 것."
"김예슬의 균열은 이미 많은 대학생들이 했던 문제제기의 반복일 뿐. 왜 김예슬만 존중받고 다른 사람은 외면받는가?"
"김예슬이 자퇴후 출간한 책과 연관지어 볼때, 일련의 행위에는 의도가 깔린 것."

이상은 성신여대팀의 주장중에 일관성을 갖는 것을 모아 본 것이다. '김예슬 vs 보통의 학생'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지속적으로 김예슬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 이것이 논리적 오류냐고? 아니지 물론. 다음 인용요약을 비교해 보자.

"김예슬의 꿈이 존중받는 만큼, 다른 학생들의 꿈도 존중해야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자"
"김예슬 개인행동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님에 동의한다."
"김예슬의 소신있는 행동 반대하지 않는다. 개인적 행위에 반대하는 것 아니다."

명지대팀의 반박이 아니다. 성신여대팀의 이야기다. 이것 참. 나는 어떻게 다양성을 존중하며, 한 개인의 행위에 잘잘못을 따지면서 그에 반대하지 않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논리학의 창시자들이라고 밖에...



'행복'이란 무엇일까?

또 주목한 부분은 성신여대팀이 제시하는 '행복'의 정의다.

자아실현 = 행복 이라는 전제 하에서 행복추구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을 얻기 위해서는 취업을 해야하다고 주장한다. 뭐 무조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행복의 필요조건으로서만 돈을 말한다면 그닥 관여할 필요를 못느끼겠지만, 논리구조상 행복의 충분조건으로 돈을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인다. 금전만능주의를 아주 잘 설명해 주었다.

보충설명으로 너무 샐러리맨을 연상할까봐 걱정되셨는지, 화가의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화가가 미대 진학하고 그림을 그려 팔아 생계유지하는 식의 행복추구) 안팔리는 화가는 불쌍한 거고 잘팔리는 화가는 제대로 자아실현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그래 뭐 막장인생 고흐가 감히 성공한 인생 피카소에게 아니 살바도르 달리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나. 그건 그냥 그렇다 치자. 뭐 예술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니까.

그런데, 4강전의 성신여대팀이 기여입학제를 반대하면서 뭐라고 했는지 떠오른다. 기여입학으로 인한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어쩌구 한다더니? 8강전에서 낙태는 산모의 이기적 판단이라며 행복하지 않을꺼라 주장했을 때의 그 행복은 대체 어떤 개념이었을까? 낙태할 때 금전적 보상이 있다면 찬성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역사의 교훈은 과거의 이야기일뿐?

전반종료시 명지대팀이 프랑스68혁명의 예를 들며, 대학생의 각성을 이야기 했다. 중간 마무리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어짜피 최종변론은 각자의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주어진건데, 찬성, 반대의 순으로 이어지다보니 성신여대팀이 자신의 최종변론에 반론(?)을 첨언했다.

"그건 과거의 이야기죠."

이런 근거로 나는 성신여대팀은 철학이 없고 가치관이 없다고 본다. 더불어 역사의식조차 없는듯 의심된다. 과연 이 비판에 어찌 반박할 건지 역시 궁금하다. 그래도 그들은 충분히 반박을 시도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위험한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 블로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 반박과정을 상상 해본다.

"행복의 문제를 취업과 직결시키고 있는 것은 물질만능주의라 여겨집니다만?"
"저희는 물질만능주의라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4강전에서 하셨잖아요."
"그건 과거의 이야기죠. 그리고 우리사회는 자체정화능력이 있습니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기업도 인지하고 변하고 있어요."

지어냈지만, 차용된 내용과 형식은 실제토론에서 따왔다.

다른 건 그냥 **들 하는구나 치고, 왜 자꾸 불쌍한 인문학을 마구 들먹이는지 모르겠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지만 해도 사회가 좋아진다면 수많은 인문학 전공자들은 천사급? 그저 성신여대팀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온몸으로 가르쳐 주었으니 실천하는 지성이라 추켜세워줘야 할런지도.



인문학은 만병통치약?

인문학의 정체성, 인문학의 위기, 인문학의 부재 등등 - 이처럼 억측과 오해로 점철된 개념도 딱히 찾아보기 힘들다. 

성신여대팀은 "인문학 교육과 인문학적 토론회를 통해 계몽할 수 있다" 라는 주장을 반복하는데, 대체 이야기하는 인문학적 토론회는 지금 이자리에서 하는 김예슬의 대자보를 놓고 하는 토론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과연 이 무의미 해보이는 토론에서 어떤 희망이 보이는지 묻고 싶다. 당신들이 한 이 소위 '인문학적 토론'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 그 진정성을 다시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의심의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확신에 가깝게 추정된다. 혹시 철학, 사학, 문학, 정치학, 사회학 교수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라고 물으면 아마도 "꼭 그런 뜻이 아니구요. 그런 분과 더불어 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토론회를 의미합니다" 라고 대답할 것만 같다. 아무리 봐도 성신여대팀이 말하는 만병통치약 같은 인문학적 토론의 정체를 모르겠다. 설령 그런게 있다고 해도 누군가의 것이지 그들의 것은 아니다.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전가하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여기에 대한 반론도 꼭 그런 것은 아니구요. 우리도 참여해야지요 이겠지.) 

사실 인성교육 역할론을 먼저 꺼내든 것은 명지대팀이었고 명지대팀 역시 인문학적 토론을 이야기 할 때 크게 다른 생각은 아니었으리라고 의심된다. 아니었다면 이런 허술한 논리들을 제대로 쳐부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겠지. 나는 "인문학이 밥먹여주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믿느냐?"라고 누군가 일갈해 준다면 살짝 반할 것 같기는 하다. 오해가 있을까봐 말해두지만 인문학은 상대적으로 밥벌이에 도움 안된다. 즉 성신여대팀에서 말하는 행복의 길에 이르는데 도움 될리가 없다.

게다가 성신여대팀은 어느 기업 CEO가 한국사회 인문학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기업자체의 자정노력이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는데 "순진한 척 하는거냐?" 고 반문하고 싶은 생각이 꿈틀댄다.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보며 드는 생각은 이것도 신자유주의 의식의 리좀적 확산이라 봐야할라나. 갖다 붙이기는 참 잘도 갖다 붙인다. 당신들이나 이러는 나나.



신뢰의 문제

성신여대팀이 후반들어 주장한 것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김예슬과 그에 관한 사건에 대한 비판, 다른 하나는 인문학에 대한 맹신, 나머지 하나는 우리사회의 건전성에 대한 신뢰다. 그중 이미 검토한 두가지를 제외하고 남은 하나, 우리 사회(특히 기업)에 대해서는 신앙에 가까운 신뢰를 보이는 측면에 관한 비판.

"기업의 자체 정화 노력을 믿는다."라고 주장하고 몇 가지 근거를 제시 하는데, 제시된 근거들은 '클레멘트 코스', '우리나라 대기업 CEO가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했다는 말', '기업인사정책이 성적위주에서 인성위주로 변하고 있다'등 '클레멘트 코스'의 예시 외엔 근거조차 신뢰에 기반한다. 이 '클레멘트 코스' 조차 사회적 약자의 인격적 자각에 기여한 것을 부인 할 생각은 없지만, 우리사회(또는 기업)의 건전성을 논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예시다. 코스 수료자들에게 취업 인센티브가 적용되었다면 몰라도 말이다.

신뢰의 문제는 주체적 결정이니 간섭할 바가 못된다. 이 말은 즉, 내가 비판을 하면 안된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스스로도 "선택의 문제라면 토론할 필요도 없다." 라고 주장했듯 다시 친절하게 설명하자면 토론에서 나올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차라리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손' 이 있기에 일절 인위적인 장치는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게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바로 건전성 비판으로 반격 당하겠지만 적어도 논쟁꺼린 되잖아. 



억지로 냉정을 되찾고 해보는 되짚기(즉 했던 얘기 또 하기)

좀 오버했다. 인정한다. 그래도 토론에 비하면야.

결승전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 것은 우선 명지대팀이 애초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큰 그림으로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이고 성신여대팀이 토론의 쟁점을 벗어나 자기변호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현실문제와 지향점에 대한 각각의 논거를 구축하지 못한 채 뭉뚱그려 큰 그림에서만 이야기하려다 보니, 명지대팀은 당위만 계속 주장한셈이 되었다는 점이다.

명지대팀의 전반전 주요논점인 대학의 역할론에서 "대학은 단순한 취업학원이 아니라 사회적 기여를 할 인재양성이 되어야 한다."와 성신여대팀의 "대학은 필연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는 명백한 견해 차이임에도 명지대팀의 공격이 집요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진리의 상아탑' 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해가며 "물론 그런것도 필요하지요." 한마디에 의욕을 잃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실체없는 적을 상대하는 것은 너무 힘드니까.

   명지대팀 성신여대팀 
 공교육 대학교육에 종속되어 있음 대략 동의
 대학교육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곳.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양성할 의무 
 기업 이익추구가 최대의 목표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곳. 
 사회 공익추구 해야 자체정화능력을 신뢰해야 

논의는 위에서 보듯 누가 먼저 변해야 하나? 대학이 먼저냐, 기업이 먼저냐로 이상하게 변질 되었고 의미가 없어졌다. 각각 대학과 기업을 대변하는 변호사는 아니니까. 이로 인해 김예슬의 대자보의 의미를 찾자는 토론 취지는 이전 대학토론배틀에서 일절 무개입 원칙을 지키던 백지연씨도 개입하게 만들고, 심사위원 중간평가에도 지적되었지만 금새 무색해 졌고 남은 것은 대학정체성 논란과 정말 무의미한 대학책임, 기업책임 논란뿐이었다.

성신여대팀은 앞서 지적했듯 분명 '김예슬 VS 일반학생' 이라는 틀을 짜고, 일반학생의 정서에 기대 김예슬을 평지풍파를 일으킨 죄인으로 단죄했는데, 반론이 나오자 발뺌하기를 반복한다. "김예슬은 대부분의 꿈을 쫓는 학생들을 매도했다." 라는 발언과 "김예슬 개인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발언이 한 입에서 나오는게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순전히 내 추측이지만 극도로 답답한 마음에서 내뱉었다고 보는) "그거 아닌가요?" 라는 명지대팀의 수많은 질의에 내용과 상관없이 성신여대팀은 "꼭 그렇다는 건 아니구요." 라는 답변을 무수히 반복하는데 청문회 한편을 보는듯 했다. 서로 논점을 좁혀보려 하는 시간이었던 전반부는 그렇다 하더라도 중반에 이르러서도,

"사회와 대학의 문제 있다고 하시는 겁니까?", "문제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력합니다."
"대학의 현실은 획일화된 취업학원 아닙니까?", "대학, 교수가 그러라고 하는건 아니잖습니까?"
"전공과 상관없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뭐가 나쁘냐? 자신이 원한다면 문제 없다."
"대학이 그 교육목적을 실현해야 되지 않겠나?", "대학을 지적해서 해결될 일 아니다. 기업이 먼저 변해야한다."

서로 오갔던 이 이야기들은 토론 주제의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이 리뷰처럼.

토론 후반부는 좀 더 청문회스럽다.  

성신여대팀 "대자보를 쓰고 자퇴한 건 해결을 위한 자세 아니다." 명지대팀 "대자보와 자퇴문제는 분리해서 해석하자." 명지대팀이 토론시작하며 처음부터 주장한 명제이고, 논지 전개과정상 개별적인 문제가 아닌 그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하자고 주장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명지대팀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대답을 계속 강요받은 셈이다. 이미 자퇴는 전장을 바꾸었지 전쟁을 그만둔게 아니라는 답변도 했고, 김예슬 개인 행동에 대한 논평을 하지 말자는 주장도 했지만 성신여대팀은 어짜피 들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작정하고 밀어붙이는 김예슬 까기를 부추기는 격이 되어버렸다. 

이어지는 성신여대팀의 "김예슬은 선이고 나는 적인가?" 발언과 "김예슬이 비판한 것은 대학생이 아니다."라는 명지대팀의 반박. 이부분은 성신여대팀이 습관적으로 그동안 범해왔던 또 하나의 자가당착에 빠져드는 시작부분이다. 의심이 들 정도로 섬뜩한 생각이긴 하지만 진정성이 없어 보이기에 무섭지는 않다. 논리보다는 흠집내기 목적의 이분법적 사고. 마녀사냥의 시작이 보통 이렇지 않은가? 이러고 나서 한동안 김예슬의 방법론이 대부분의 건강한(?) 학생들을 매도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데, 종국에 가서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한다. 토론 상대자를 어이없게 하는 무적스킬이다.



승패에 집착해서 몇 마디

탁석산님이 중간평가 때 억지로 하는 것 같다는 소회를 남기시는데, 무슨 말씀인지도 알고 그 마음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내 관점에서 명지대팀은 꽤 공격했다. 단발성이라서 그렇지. 그래서 어쨌든 중간평가는 잘 나온거일 테고, 결과론이지만 상대팀이 답변아닌 답변을 유야무야 날릴 때 좀더 집요하게 공격했어야 했다.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거라면 안됬지만 소피스트를 얕잡아 본것이다.

명지대팀의 패배 결과를 보면서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봐도 찝찝한 기분이다. 스스로 충분하다 생각하고 집요하게 공격을 안 한 탓이고 스스로 자명하다 생각하는 점을 심사단과 교감하지는 못했던 탓인가 보다.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으니 승자라 불리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들의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챔피온입니다." 이 말은 오늘 부로 요렇게 고쳐써야 할 것 같다.
"진정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은 여러분이 챔피온입니다."

성신여대팀의 아슬아슬한 승리를 바라보며, 역산해 보건데 지원패널 질답중 흑기사를 사용한 명지대팀이 규정에 의해 감점을 받았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토론 자체는 명지대팀이 이긴건가 보다. 

그래서 우승을 놓친 명지대팀 억울하냐고? 아니 나는 명지대팀이 억울하다고 말 한 적이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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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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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9.17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식힌 다음에 읽는 게 좋다는 생각을 잠깐 말씀드리고... (이번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유랑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생활이 끝난 후 도가니를 깨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승이란 이름의. MVP란 이름의.)

  2.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9.18 04: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고편, 저번 댓글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사마천과 이븐 할둔과 필립 아리에스(아니면 모리스 블랑쇼!), 경우에 따라서는 진중권도 등장할 예정!!!!!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18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 그래봐야. 진중권 말고는 다 과거일 뿐. ㅋㅋㅋ

      필립 아리에스와 모리스 블랑쇼가 Highdeth님의 persona안에서 합체하는 모습은 어떨른지.(그들의 책을 하나도 읽어보지 않고 이런 말 하는게 우습지만.) 기대감을 높이시는군요.

      이븐할둔은 근데 참 궁금한 인물입니다. 그 동네 사람들이랑 너무 안친하군요. ㅋ

  3. 지나가던이 2011.04.11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생이 흥미를 가질만한 토론 주제가 뭐가 있을까 검색해보던 중에
    '대학 토론 배틀'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각 라운드별 토론 주제가 뭐였을까 알아보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셔서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대학, 기업의 영어공용화 찬반논란
                                   
명지대학교(비주얼) - 찬성

"글로벌화 시대 소통의 도구는 영어! 영어 공용화로 경쟁력 쌓아야"

전북대학교(카이케로) - 반대  

"영어 얻으려다 한국어 정체성 잃을 수 있다!

 



시작하며 - Introduction

First of all, this review 는 지극히 사변적이지 않다. Logic의 싸움인 debate의 review가 응당 이성에 의해야 할 것임이 마땅하겠지만, 시간이 너무 흐르고 흘러서... 라는 구구절절한 변명을 앞세워 personal matter로 다룬다 like a manifesto. Therefore, if you are going to find objectivity of this review, it would be useless. Do not waste your time. Taste is personal matter. However any tackle will be welcomed.(영어공용화에 대한 나름의 해석)

영어공용화문제, 이것을 이제와서 대학과 기업에 국한해서 말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무리한 기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미 2년여전 이명박정부 교육정책에 포함된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이 영어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한다"는 교육정책하에서 대학과 기업의 영어공용화 문제가 새삼스럽게 도마위에 오르는 것이 이해되지 않지만 대학생(수용자) 입장에서의 토론은 그 나름의 의미를 분명 갖고 시사하는 바도 있으리라는 제작진의 의도에도 공감할 수 있다.

전술한 바 대로 '오렌지'하니 못 알아먹고 '오륀지'하면 알아듣더라는 명언(?)이 기억난다.
급 오랑젠자프트Orangensaft가 한 잔 땡겨서 냉장고Kühlschrank를 살폈더니 우유Milch밖에 없구나. 괜스레 독일어 단어를 쬐끔 안다고 자랑하려는게 아니다. 피히테가 남긴 '독일국민에게 고함'에는 독일어를 순수하게 사용하는 국민과 다른 라틴어계열 파생어를 섞어 쓰는 국민의 국민성을 비교한다. 이런 것들이 결국 나치즘의 이론적 기반이 되어 독일어는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라 신성시 되었고, 독일어와 다른 언어를 섞어 사용하는 사람들은 영혼이 타락했고 지적으로 떨어진다고까지 주장되기 이른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Reden an die deutsche Nation' 이라는 피히테의 책 제목은 라틴어 파생어 Nation이 변형없이 포함되었다는 것. ('언어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본 내용인데 책이 어딨는지 보이지 않는다. 재미난데.)

독일의 예에서 언어문제를 제도적으로 제한할 경우 빚어지는 코메디를 보았다. 그런데 똘레랑스의 나라 프랑스가 배타적 자국어 보호를 법령으로 강제하는 현실을 비추어 보면, 역시 답없는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고 만다.

대학과 기업에서의 영어공용화 문제라는 주제의 토론이지만 대학과 기업에 한정되어서 논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었고 정치적 맥락, 제도적 맥락에서 언어와 문화를 통제하려 하는 기획은 공감되지 않지만 어쨌든 토론은 토론, 들어나 보자. 


전반전

"대학과 기업에서 영어공용화는 국제화 시대의 요구이다." 찬성측 명지대팀의 입장은 명료하고 포괄적이다.
"영어획일화의 폐해, 우리 고유의 가치(언어, 문화)에 대한 악영향, 사회적 계급분화의 폐해" 반대측 전북대팀의 입장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이다.

토론에서 포괄적(종합적) 명제를 카드로 내세우는 것은 일반화 해서 이야기 한다면 전세가 유리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일 테고, 개별적(분석적) 명제를 내세우는 이유는 구체적 사례를 통한 반증을 하겠다는 기획인 것으로 보인다. 찬반토론에서 익숙한 쟁점제안인데 전반전 토론에서 양팀은 외견상 격렬히 부딫혔지만 주요쟁점에서는 탐색전으로 일관했다고 본다.

초반의 영어정체성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 중반을 지나가며 대학 영어공용화의 실용성 논쟁에서 전북대팀의 공세에 명지대팀이 다소 말려들었던 부분에 주목한다.

명지대팀의 반박중에 "영어공용화가 계층분화를 초래하지 않는다."란 주장에서 논거가 좀더 명확히 제시될 필요가 있었다. 앞서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려 하향 평준화 하자는 이야기냐?"하는 반론을 제시했던 입장이었고, 고등교육의 특수성을 주장하고, 일방적 평준화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면서 대학교육이 엘리트교육이고 계층분화에 동참한다는 것을 사실 인정한 상태다. 이 조건하에서 명지대팀이 굳이 대학에서 영어공용화가 계층분화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반론하기 보다는, 앞서 주장했던 대학교육의 특수성을 더 강조하고 계층분화초래(이것은 이미 대학교육의 본질이니까 영어공용화 여부와 상관없이)라는 상대팀의 주요쟁점 하나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주장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더 밀어 붙이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아마도 후반전까지 내다본 전략적 선택이었겠지. 

반면, 전북대팀의 주장 중에 "영어공용화는 위에서 시작하는 제도적인 시행이 아니라, 초중등교육(공교육)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은 사회적 계층분화의 폐해를 논하기 위해 제시된 명제라고 이해는 되지만, 이는 입론에서 주장한 다른 문제들(영어획일화, 우리 고유의 가치상실)을 되려 심화하는 방법이 아닐까 의문이 생긴다. 입론에서 제기한 문제로 보아서는 영어공용화의 본질적 문제를 적시하고 있는데, 대응논리가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는데 그치면서 동시에 스스로 세운 입론에 반하는 주장을 하게 된 것은 이후의 진행과정에서 간파되고 논박되어질 가능성을 남겼다. 언뜻 현정부 영어심화교육론과 엇비슷해 보이는데 그걸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설마 아니리라 믿는다. 그런데 이것 역시 전북대팀이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봐야하겠지.

명지대팀에서 찬반토론의 일반적인 규칙에 따라 먼저 반대논리를 공격해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그게 잘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반전의 운용은 전북대팀이 효과적으로 이끌었다고 본다. 양팀 공히 관점에 따라 모순된 주장(반격되기 쉬운 주장)이 나오긴 했지만, 명지대팀이 전북대팀의 '영어 획일화' 문제제기에 대해 논박하며 "영어강의의 존재는 그만큼 영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로 정면대응 아닌 논점무효화 시도를 했고, 계층분화론에 대해서는 반박을 시도했지만 위에 설명한 대로 하다 말았다. 반면 전북대팀은 영어공용화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취하면서 필요에 따라 '대학과 기업'이라는 제한을 넘나들고, 윤리적 잣대와 실용적 잣대를 자유롭게 들이댔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면을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대학과 기업이라는 제한을 걸고 그 안에서 '영어공용화'라는 주제를 갖고 시작된 토론은 그 제한이 토론 참가자들에게 조차 큰 의미를 주지 않았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실제 제도문제와 교육문제까지 논의가 확장되었던 것이 그 증거) , 정서적으로 반대입장이 지배담론이라고 생각한다.(대학과 기업에 국한된 토론이라면 실제 사례들로 봤을 때, 그 반대라고 생각되지만) 
즉, 전반전에서 쟁점의 범위를 제한하는데 엄격하지 않았던 이 토론에서 포지셔닝은 일단 전북대팀에 유리하게 돌아간 측면이 있다. 전북대팀이 8강에서 부산대 '토론스타P'팀의 맹렬한 공세를 받아치기 위주로 버텨내고 결국 4강에 진출한 이유중에 하나는 상대의 공격라인을 예측하고 그것을 피하는 전술을 잘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걸 또 명지대팀이 모를 리 없다. 명지대팀이 이전 대전에서 상대방의 논리구조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일반화 시키고 단칼에 베어버린 모습을 상기하면서 압도적인 전북대의 중간평가 승리에도 불구하고 "후반전의 전개가 기대되는 최초의 토론"이라는 김옥영님의 심사평에 100% 공감하며 후반전으로 넘어간다.


후반전

명지대팀의 영어공용화가 왜 계층분화를 만드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북대팀이 필리핀의 예를 들어 답변한 것과, 영어공용화의 유용성을 강조하는 논리에 반해, 실제 적용사례가 영어만을 쓰게 한다는 반박은 적절했다. 반면
우리말이 파괴되고 있다는 전북대팀의 논리에 인터넷부터 끊으라는 명지대팀의 반박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즐겨 써먹는 논리다.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주장도 있다. 각각 상대팀에 의해 반박되어졌지만 여전히 내 머릿속에 맴도는 언어와 문화의 관계에 대해 양팀이 공유하고 있는 전제들에 대한 의문이다. 

우선 "영어는 수단으로써 우리의 문화등을 알릴 수 있는 유용한 것이고, 영어공용화가 이에 기여한다."는 명지대팀의 주장.

대학과 기업에서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어 환장하겠는데 영어를 못해서(영어공용화가 아니라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은 아닐텐데 하는 생각이 우선 든다. 더불어 애초에 문화를 알리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 고민에 빠진다. 굳이 관심없는 사람은 영어로 되어 있든 한국어로 되어 있든 알려고 하지 않을꺼고, 관심있는 사람은 외계어로 되어 있어도 알려고 할거라는 생각을 가진 나로서는 - 그 관심을 환기하는 수준의 영어라면 절대 전국민이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 영어교육, 공용화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화수출지향정책에 회의적이다.

정작 우리나라를 찾아온 외국인 친구들이 묻는다. 한국홍보CM에서 봤다며 "머리로 리본 돌리기 체조 하던 사람은 어디가서 봐?" "음? 글쎄?" 잘모르겠다. "부채춤은?" "응?" 나는 TV에서만 봤는데, 한글 티셔츠를 입고 김치를 좋아하는 미국인 친구는 뉴욕에서 봤단다. 또 다른 미국 친구는 인사동 스타벅스에 가고 싶단다. 한글간판 앞에서 사진찍어 자랑질 할꺼래나 뭐래나. 영어가 문화홍보의 수단이 될거라는 것을 전면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영어배우는 것이 우리문화를 알리는 수단이 되기 보다는 우리가 타 문화를 배우는 쪽의 수단으로써 주로 기능하게 될꺼라 나는 확신한다.

"영어공용화는 영어만 강조하여 타문화와 언어습득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전북대팀의 주장.

영어공용화를 안하고 있는 지금 현재의 모습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지금도 영어만 강조하고 있고 그닥 타문화와 언어습득에 신경 안쓰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영어공용화가 시행된다고 해서, 이를테면 일본어 공부하던 사람들이 그만 둘꺼 같지는 않다. 그외 유럽권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거의 영어도 어지간히들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내 편견만은 아닐텐데. 혹시 아니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영어만 강조하고 있는것 만큼은 사실 아닌가. 그러니 영어공용화를 한다고 해서 천지개벽할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국어보호법이 발동되면 난리 날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옥외간판 외국어 사용금지라도 한다라면 어떨지.

주목한 부분은 전북대팀의 '한국판 에라스무스 시행'에 대해 명지대팀은 기존 교환학생제도의 실효성 문제와 재원마련등의 문제를 들며 비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반박을 하고, 이에 전북대팀이 현실성을 논하기 이전에 가능성을 논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정서적 호소를 하는 부분이었다. 대학토론배틀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장면이었다. "우리 대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봅시다!,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한 번 시도는 해봅시다!" 로 들렸던 그 목소리에 전율했다. 

하지만 그 감동의 여운이 가시기전에 명지대팀에서 토론의 진행을 보면서 계속 의문점을 가졌던 부분을 지적해준다. "대학과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세계화 방향에서 영어공용화를 이해해야한다."라는 이번 토론의 주제를.

사실 토론주제의 범위를 넘나든 것은 전북대팀만의 문제는 아니었음에도 어떤 주장은 사실관계를 뛰어넘어 힘을 갖는다. 세부쟁점에서 대학과 기업에서 영어공용화 문제를 논했지만, '영어공용화 '라는 단어 사용에 있어 양팀 다 크게 범위에 신경쓰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토론의 열기가 한참 고조되었을 때, 그리고 전북대팀의 "대학생으로 서 할 수 있는 고민을 해봅시다!" 라는 선동적인 발화에 의해 논리는 잠시 뒷전으로 밀려간 순간의 타이밍 좋은 반박이었다고 보인다. 적어도 나에겐 지금까지 전북대의 주장이 입론부터 논점을 벗어난 것 처럼 순간 환기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결과는 박빙의 차이로 명지대팀이 승리하여 결승에 진출하게 됬지만, 역시 누가 이겼어도 이상하지 않은 승부였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토론막판 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진정성이 와 닿은 토론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넘의 진정성이 대체 뭐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대학과 기업에서 영어공용화를 하는 것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또 갈 수 있는지 찬성측 명지대팀이 생각하는지의 부분이고, 대학과 기업의 영어공용화는 사교육 광풍을 낳고, 국어폐기론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대측 전북대팀이 진심으로 공교육에서의 영어교육 강화를 통해 입론에서부터 제기한 우려되는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의 부분이다. 단지 내가 의심쟁이라면 다행이겠다.

그럼에도 팽팽하고 흥미진진한 토론을 즐겁게 보았고, 이런 토론이라면 12시간쯤 이어진다 해도 도시락 싸들고 봐줄 의향이 있다. 


뱀다리라 하기보다는 도마뱀꼬리쯤.

역시 시간이 많이 흐른뒤에 하는 뒷북리뷰에는 감상이 너무 많이 개입된다. 가급적 리뷰글은 건조하게 핵심을 건드리는게 좋다는게 내 신조인데, 때늦은 리뷰라 그렇게 깔끔한 짓을 못하겠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중에 곱씹게 되는 언어와 문화, 그리고 대학과 유학에 관한 생각들이 남는다.

전북대팀이 제안한 '에라스무스 플랜'(유럽연합 소속 2000여개 대학이 참여하는 학점교환, 학생및 교수 교류 프로그램)을 듣고 드는 생각.

2005년 전후였다. 그 즈음 코카콜라 프로모션중 일부를 진행하며 만난 아더 반 벤섬Arthur van Benthem 사장. 몇 번의 미팅을 가졌었고 인터뷰도 했었다. 보통 인터뷰를 하게되면 인터뷰이의 배경조사는 당연하고, 취향도 알아보고 경우에 따라 선물도 준비하게 된다. 네덜란드 출신의 그에게 적절한 선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누군가의 제안으로 청자로 된 다기셋트를 선물했다. 선물을 받아든 그는 크게 감사함을 표하며 고려청자 이야기를 꺼낸다. 청자와 백자, 하멜로 시작되는 네덜란드와 한국의 교류사. 그의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얕은 그의 이력에 관한 사전조사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무식한 나와 일행은 계획한 인터뷰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그가 이끄는 이야기에 넋을 놓고 듣기만 했다.

문득 벤섬사장이 떠오른 이유는 단순하다. 그의 출신대학이 에라스무스 대학이라는게 기억나서라는게 전부다. 게다가 그가 위에서 말한 에라스무스 플랜의 덕을 보았는지 조차 모르겠다. 하지만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웨덴어, 인도네시아어 그리고 네덜란드어까지 6개국어를 구사한다는 그가 당시 한국어 공부에 열올리고 있었던 모습을 기억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공통점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Global'이라고 대답한다. 세계화, 세계적 인재양성을 이야기 하지 않는 대학이 없는 것 같다. 있다면 제보 바란다. 과연 우리나라 대학에서 키워내겠다는 이 'Global'한 인재가 과연 어떤 모습의 괴물이 될런지 궁금할 따름이다.

후반전 끝에 나온 명지대팀의 "외국 유학 다녀온 친구들, 갔다 왔더니 영어 활용할 데가 없다더라."라는 불평에 관한 이야기.

명지대팀의 주장하는 바는 정리한 대로 잠재적 글로벌 인재의 재능을 썩히지 않도록 하자라는 것임은 잘 알지만, 그냥 툭 떼어서 앞부분에 든 일례에 대한 감상에 빠져버렸다. 나름 대학도 나오고 외국어 쓰며 프로젝트도 진행 해봤고 다양한 외국생활 경험을 가진 나는 과연 글로벌 인재냐? 하는 자문이다. "글로벌 맞네, 자랑질이냐?" 라고 하지 말라. 글로벌은 개뿔이... 라는 게 '진정성'을 가진 심정이고, 활용할 곳이 없다는 불평은 "비겁한 변명입니다." 가 솔직한 고백이다. 외국에 나가보지도 않고 나보다 영어, 일어, 중국어 등등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니들이 비정상적으로 대단한거야!"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들 앞에서 "쓸 데가 없다 보니"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난 학습부진아야", "기억력이 좀 짧아" 따위가 맘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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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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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죄인인가?
찬성(죄인이다) VS 반대(죄인이 아니다.)
  
이화여자대학교(오만과 편견) - 찬성
"서민들을 착취해서 얻은 부를 나누지 않는 부자야 말로 죄인-"
      
명지대학교(비주얼) - 반대
"자본주의 시장에서 부는 재원창출에 대한 노력의 댓가"

 

 
16강전을 보고 두 팀 에게 살짝 반했었다. 그중에서도 이대 '오만과 편견'팀을 별도 언급했던 이유는 날카로운 비판이나 주장의 정당성을 떠나 토론에 임하는 태도에 반한 지극히 주관적 이유였다. 서울역 치욕인가? 문화재인가? 논란에서 서울대 '쾌담'팀에 비해 논리로 압도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우슈비츠 에피소드가 승부를 갈랐는지는 관심 없었다. 누구 손을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훌륭한 토론의 전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명지대팀을 언급 하지 않은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강팀이란 생각은 들게 해주었지만 토론자체가 일방적이어서 재미가 없었기에.

8강전에서 만난 두 팀의 토론은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대팀의 자기붕괴 과정이었고 그것을 곱씹는 것은 꽤 아프다.

위의 토론내용 요약에서 전반전은 세세하게 후반전은 대폭 축약했다. 이미 승부는 전반전에 끝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후반전의 핵심은 기회평등이나 성장과 분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토픽이 존재했으나 쟁점이 되지 못하고 선언에 그친 탓이기도 하다. 이대팀의 논지전개가 동어반복과 그 변주(일탈을 포함한)의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며 예정된 자멸의 길을 걸어갔을 뿐이다.
 

포지셔닝의 중요성과 쟁점의 범위

'부자가 죄인인가?'라는 주제의 토론배틀에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없이 반대입장에 설 것이다. 정죄하고 있는 부자가 하늘의 별 만큼 많아도, 자본주의의 모순이 눈에 밟혀도 말이다. 쉬운길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고 싶지 않다. 앙드레 지드도 아니고.

반대입장이라면,

모든 부자가 죄인은 아니다. 돈이 싫은가? 부의 창출은 징죄의 대상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모순은 제도적 문제이지 부자의 문제로 환원할 것이 아니다. 부자가 죄인이라면 원시공산제 사회로 돌아가자는 것일진대, 현대사회에 적용할 수 없는 망상이다...

100가지는 몰라도 20개쯤은 댈 수 있을것 같다.

반면 찬성입장에서 가능한 방법은,

부의 형성과정에 떳떳한 부자가 별로 없다(떳떳한 부자도 많다). 노력과 땀이 아닌 부동산붐과 정보독점으로 인한 부(부동산 거품은 꺼지고 인터넷 세상이 열렸다), 그리고 세습적 부는 죄악이다(일부의 이야기일 뿐). 이에대한 적절한 징벌, 즉 과세제도 개혁이 필요하다.(상속세율 높다. 탈법적 상속은 일부 부도덕한 부유층의 문제) 개인의 도덕성에 의존하기엔 도를 넘어섰다.(인간을 신뢰하지 않습니까?) 

애초에 반박되기 너무 쉬운 미끼들 밖에 준비하지 못하겠다. 그러기에 상대논리를 끌어내서 반박하는 기획을 할 것 같다. 그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논점을 축소시켜서 공간적으로는 우리나라, 시간적으로는 근현대를 아우르고, 정죄의 대상은 부 자체나, 부자일반이 아닌 즉, 대한민국 재벌로 촛점을 맞추는 수 밖에 없다. 부자가 죄인이냐에 누가 미쳤다고 모든 부자를 상대로 돌팔매를 던지겠냐고 오히려 시치미 뚝떼고 반문하고 상대가 그 밖의 이야기를 하면 논점일탈이라 물어뜯어대며 버티는 수 밖에. 왈왈!

그런데, 이대팀은 부자체를 대상으로 하고, 자본주의의 원칙을 공격한다. 명지대팀의 수고를 한층 덜어주었다. 이대팀이 취해야 할 전략은 사안을 쪼개고 쪼개서 구체화 시켜도 모자를 판인데 일반화시켜서 시작했으니 말이다. 입론에서부터 명지대팀은 '편견에 반발하여'라는 반박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다. 이대팀이 어떤 쟁점으로 나오든 일반화해서 반박하겠다는 선언이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입장에서 반대입장에겐 지극히 당연하고 타당한 전략이다.

일방적으로 흘러간 토론은 그렇다치고, 그럼에도 그 중 몇가지 재미있는 포인트를 발견했다.


논점과 상관없는 재미있는 포인트 1

종부세 폐지('완화'가 공식적 표현이지만 실제 '폐지'나 마찬가지니까 이해하자)는 기득권층, 그리고 부의 집중의 폐해를 방증한다는 이대팀의 주장에 명지대팀의 반박은 헌법재판관이 부자라고 부자를 편든다는 것은 억측이라 반박한다.
과연 그럴까?

다음은 종부세 관련 헌재판결에 관한 자료들.(예전에 다음아고라에서 퍼왔는데 정확한 출처는 잘 모르겠다. 에잇.)


1. 김희옥 재판관 종부세 3,500만원에서 790만원으로 줄어
2.
이공현 재판관 2,600만원에서 557만원
3.
목영준 재판관 2,100만원에서 390만원
4.
조대현 재판관은 종전 158만원의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된다.
 8
재판관 별로 최대 2,100만원에서 최소 80만원까지 세금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아고라 인용)


헌법재판소에서 민법을 근거로 합헌과 위헌을 판단하는게 얼마나 자주 있는 일인지, 그리고 정당한지 모르겠지만 그 근거란다. 입법목적은 이해하지만 과세는 하지말자라는 결론이 된 셈인데 역시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그리고 마지막 부동산 재산 신고내역을 보고 2가지 점에서 놀랐다. 하나는 의외로 서민에 가까운 헌법재판관이 있다는 점이었고, 또 하나는 어쩜 저런 우연(?)도 있나 하는 점이었다.


논점과 상관없는 재미있는 포인트 2

기회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대팀의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명지대팀에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속성이다."라고 주장한 점이다. 한치의 의심없이 믿고 있고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서글프다. 그런데 그게 자본주의의 속성이전에 인간사회의 속성이잖아? 근데 요즘도 학교에서 평등하다고 세뇌하고 있나? 이 거짓말쟁이들.


논점과 상관없는 재미있는 포인트 3

거의 마무리 단계에 가서, 명지대팀의 "부자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인가?"로 시작해서 "부를 추구하는 모든 인간이 원죄라도 가졌다는 겁니까?"에 대해 이대팀이 "부 자체가 죄이고, 너, 나,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 선언.
잠깐 갸우뚱 하게 만든다. 맞는 말 같기도 한데?


승부에 집착해보며

명지대팀의 일방적 승리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중간평가에서 시민평가단의 결과가 29:1로 나왔는데, 최종평가에선 25:5가 나왔다.(심사위원 평가를 합해 최종 47:13의 결과다.) 대체 어디에서 이대팀이 득점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동정표라면 뭐 마음은 이해하지만, 만약 그런 연유라면 다시는 심사하는 입장에 서지 마시길 바란다. 혹시라도 그 마음으로 승부가 뒤집어 졌다면 어쩔뻔 했니? 

나도 응원하던 팀이 떨어져서 가슴 아프다. 하지만 토론술이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위안으로 삼고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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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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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9.12 0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석하게도 포스팅하신 편은 제가 못본 것들이라 코멘트를 하기 힘드네요. 붕대소녀님 글 만으로도 충분히 댓글을 달 수 있겠지만 딜레이를 좀 걸어두려 합니다.^^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12 0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정이 과잉되어 있어요. 제가. 애초의 기획부터 객관성 따윈 배제되어 있었지만, 감정이나 감상보다 그저 해석작업에 충실 하려 했는데, 묘한 기분입니다.

      상기되는 아이디어 하나는 "시간을 두고 생각할 수록 정서적 거리는 더 가까와진다."라는 테제입니다. ㅋ

      하룻밤이면 끝내지 싶었던 이 몰아쓰기는 여러가지 이유로 띄엄띄엄 하네요. 넉넉하게 잡아 3시간 정도면 하나씩 넘어갈 줄 알았는데 뭔가 요즘 머리가 나빠진 기분이에요. 이럴 땐 쓰기보다 읽는게 딱인데. ㅋ


요즈음 <백지연의 끝장토론>을 보고 있다. 손석희씨가 <100분 토론>을 그만 둘 무렵, 끝장토론을 스을쩍 본 적이 있었는데, 진행자만 빼고 Jerry Springer 쇼 인줄 알고 식겁하고 잊은 채 지내다가 '대학토론배틀' 한 꼭지를 보고는 기대감을 갖고 다시보기를 시작했다. 내가 가진 기대감은 별 다른 것이 아니었다. 주로 정치인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들의 스스로의 생각보다 취해야 할 입장의 변론들이 난무하는 토론이 아니라 생각의 나눔이 이루어질꺼라는 기대였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아닐지라도 호소력있는 소구를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보통 토론은 그 주제를 보고나면 흐음, 찬성쪽은 이런논리를 반대쪽은 이런논리를 펼치겠구나라고 쉬이 짐작이 된다. 내가 머리가 굵어져서가 아니라, 딱 그정도의 토픽이 토론에 적합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배틀이 되는 토론주제란 본질적으로 Controversial 한 것이니 누가봐도 입장이 애매할 수 밖에, 게다가 찬성과 반대 어느 한쪽을 지지해야한다. 양비론과 양시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피난처는 토론에서는 허락될지라도 배틀에선 허락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에 토론의 쟁점은 찬성측이든 반대측이든 간에 두가지의 선택지가 생긴다. 찬성측 입장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찬성할 수 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하거나 반대할 수 없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공세를 취할 수 있고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토론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주제에 따라 찬성의 근거를 제시하기보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더 설득력을 가진다.

16강전 1라운드의 주제를 보자. "국민영웅 박지성 술광고 해도 되나?" 이건 뭐, 제작진이 홍보효과를 노리고 '박지성'이라는 태그를 썻다고 밖에 안보인다. 찬성쪽은 시작도 하기전에 우위에 있다. 성인 남성, 그리고 직업선수가 합법적인 일을 하는데, 무슨 논리로 반대를 하나? 인터넷 세상에서는 박지성선수 안티세력에 심정적으로 기대볼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도저히 자신없다. 급 반대쪽의 논리가 궁금해졌다. 이 난관을 어떤 재기로 극복을 해낼것인가 기대감이 생겨 tvN에 계정을 만들고 다시보기 몰아보기 신공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는...

낚였다.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었다.
박지성이 아니라 김연아를 운운했음 수만명이 낚였을지도 모르겠다.

명지대 학생들은 철저하게 유리한 입장에서 누구라도 준비할 수 있는 모든것을 준비해왔고, 연세대 학생들은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인이 공익에 반하는 광고를 찍으면 안된다는 법리적 근거에 기반해 상식적인 바늘구멍을 파보다가 바로 막혔다. 분명히 불리한 입장에서 출발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애처로울 정도로 빈약한  논거였다. 게다가 끊임없이 상대토론자에게 자신의 견해를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는다면 인정하지 않는 논거를 제시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토론의 기본을 모르는 자세다. 폭력이다. 토론에서 자신의 견해는 말해지는 것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스스로 논거를 세우지 못하고 상대의 동의를 구해야 성립하는 전제밖에 준비하지 못했다니 실망이다.

열심히 토론을 준비했을 학생들에게 이런 독설을 날리게 되다니 나도 나에게 실망이다.
행여나 토론당사자가 이 포스트를 접한다면 1라운드에 출연한 죄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대략 4시간 가까이 8가지 토픽의 토론을 본 결과 감상은 한마디로 학생은 학생이다 였다. 열심히 예습해와서 나 이만큼 공부해왔어! 나좀 봐줘! 라는 아우성이었다. 아쉬운 점은 학생들의 수준이 아니었다.(물론 수준도 기대이하인 팀도 있었지만) 태도의 문제였던 것이다. 본인들의 논리를 차근차근 전개시키기보다 상대의 말실수와 허점을 하이에나 처럼 파고들려는 일부 학생들의 태도에서 익숙함을 느낀건 나 뿐일까?

제비뽑기로 결정되었다는 진영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팀이 나온다면 얼마나 멋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확고한 논리로 이성에 호소하는 팀 VS 청중을 울릴만큼의 감성에 호소하는 팀
이런 대결은 무리일까?
부르투스와 안토니우스의 대결을 기대한 건 내 욕심일까?

지극히 주관적 평가에 불과하지만 
이화여대 오만과 편견 팀, 연세대 언금술사 팀에 은근히 매력을 느낀것은 단순히 뽑기운과 대진운이 따랐다고 폄하해버릴 수 없는 포스가 느껴져서였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그나저나 백지연씨는 너무 매력적이라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확인하며 8강전을 그래도 기대해본다.


다음은 16강전 링크, 스압과 플레이시 광고의 압박이 살짝 있습니다만 tvN에서도 광고는 봐야넘어가는군요.

(추가내용) 5분까지 밖에 플레이 되지 않고, 어짜피 tvN으로 가서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군요. 처음에 미처 몰랐습니다.


<1 라운드>국민영웅 박지성 술광고 해도 되나? 
명지대 '비주얼' 찬성 VS 연세대 'Beautiful Debate' 반대

<2 라운드>학교체벌 해야하나?
고려대 '잡담' 찬성 VS 이화여대 '엣지론' 반대

<3 라운드>서울역, 치욕인가? 문화재인가?
서울대 '쾌담' 찬성 VS 이화여대 '오만과 편견'
 

<4 라운드> 전작권 환수 연기
찬반논란
계명대 '마나마나' 찬성 VS 성신여대 'Let`s' 반대

<
5
라운드>
탈북자 계속 받아줘야 하나?
전북대 '카이케로' 찬성 VS  전남대 '휴먼스쿨' 반대

<6 라운드>국민스포츠 야구냐? 축구냐?
부산대 '토론스타P' 야구 VS  서울여대 '매력토론' 축구

<7 라운드>누드비치 국내에 있어도 되나?
서강대 'I-POD' 찬성 VS 연세대 '언금술사' 반대

<8 라운드>인간복제 해도 되나?
충남대 '맥스봉' 찬성 VS 서울대 '3김시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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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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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organicfarmer.tistory.com BlogIcon 꿈이촌놈 2010.08.11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끝장토론을 본적은 없지만 일반 토론과 다르게 자유분방한 프로라고 들은적이 있어요.
    붕대소녀님의 포스트를 접했으니 관심을 가지고 시청해봐야 겠네요. 좋은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
    올블릿 살짝쿵 클릭하고 갑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1 1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괴짜님 당첨 축하드립니다. 제 블로그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ㅠㅠ감동~ 당첨선물은 없습니다만 ㅋ 괴짜님 블로그 매일방문으로 갈음하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ghostjin.tistory.com BlogIcon Ghost JiN 2010.08.12 0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끝장 토론 한번씩 보는데 흥미있는 내용이 많죠 좋은글 잘보고 간답니다~
    오늘하루 마무리 잘하세요~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2 0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버라이어티도 그렇긴 하지만 토론프로그램에서의 진행자 역량은 절대적인것 같습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리플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8.14 2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대 3김시대 토론보고 기겁했습니다. 저런 분들이 나중에 한나라당가면 골로 가시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엣지론 팀을 응원했는데, 목소리톤도 인상도 너무 상냥하셔서 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현재 국내 방송 토론에서 모종의 똘레랑스를 구현하고자 하는 취지는 일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쇼인거죠. 토너먼트 방식이긴 하지만 배틀보다는 쇼를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모습이 일절 없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풍자라는 게 쥐꼬리 만큼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5 0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풍자까지는 기대안하고 대학생들의 토론인 만큼 당략이나 선언으로 끝나는것이 아닌 논점을 벗어나지 않은 토론을 기대했었습니다. 실망한 부분이 부각되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했었습니다.

      방금 8강전 3,4라운드를 보고 왔습니다. 역시 마찬가지 감상이지만, 각각의 수준차가 너무 커서 옥석을 가리기 도리어 힘들군요. 좀 쉬고나서 8강전에 대한 리뷰를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이번엔 좀 긍정적인 부분을 들추어 내 봐야 겠습니다.^^

  4. sin 2010.08.15 0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론참여했던 학생입니다 ㅎㅎ 8강리뷰 보고싶네요^^ 객관적인 평가 부탁드립니다! ㅎ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6 0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접한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정작 제가 토론에 참여한다면 박살이 여러번 날꺼라 생각하면서도 논평을 하는것은 비판을 통해 훈계하려는 생각이 아니고 저 스스로 배워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관점에 따라 말장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뷰는 개인적으로 철저히 주관적으로 써나갈 예정입니다. ^^ 방문해주셔서 고견남겨주시면 배움이 될듯 싶습니다.

  5. adw0412 2011.07.31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16강전 다시보기 해도 1,2,3 라운드는 방송으로 안나왔더군요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나머지는 tvn홈페이지에서 봤는데 이 세개는 못찾겠네요;;

  6. ekgml188 2011.12.21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생이안되는것운 저뿐인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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