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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포지셔닝'에 해당되는 글 1

  1. 2010.09.11 대학토론배틀 8강 4라운드 - 이화여대 '오만과 편견' vs 명지대 '비주얼' (2)

  

부자는 죄인인가?
찬성(죄인이다) VS 반대(죄인이 아니다.)
  
이화여자대학교(오만과 편견) - 찬성
"서민들을 착취해서 얻은 부를 나누지 않는 부자야 말로 죄인-"
      
명지대학교(비주얼) - 반대
"자본주의 시장에서 부는 재원창출에 대한 노력의 댓가"

 

 
16강전을 보고 두 팀 에게 살짝 반했었다. 그중에서도 이대 '오만과 편견'팀을 별도 언급했던 이유는 날카로운 비판이나 주장의 정당성을 떠나 토론에 임하는 태도에 반한 지극히 주관적 이유였다. 서울역 치욕인가? 문화재인가? 논란에서 서울대 '쾌담'팀에 비해 논리로 압도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우슈비츠 에피소드가 승부를 갈랐는지는 관심 없었다. 누구 손을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훌륭한 토론의 전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명지대팀을 언급 하지 않은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강팀이란 생각은 들게 해주었지만 토론자체가 일방적이어서 재미가 없었기에.

8강전에서 만난 두 팀의 토론은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대팀의 자기붕괴 과정이었고 그것을 곱씹는 것은 꽤 아프다.

위의 토론내용 요약에서 전반전은 세세하게 후반전은 대폭 축약했다. 이미 승부는 전반전에 끝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후반전의 핵심은 기회평등이나 성장과 분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토픽이 존재했으나 쟁점이 되지 못하고 선언에 그친 탓이기도 하다. 이대팀의 논지전개가 동어반복과 그 변주(일탈을 포함한)의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며 예정된 자멸의 길을 걸어갔을 뿐이다.
 

포지셔닝의 중요성과 쟁점의 범위

'부자가 죄인인가?'라는 주제의 토론배틀에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없이 반대입장에 설 것이다. 정죄하고 있는 부자가 하늘의 별 만큼 많아도, 자본주의의 모순이 눈에 밟혀도 말이다. 쉬운길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고 싶지 않다. 앙드레 지드도 아니고.

반대입장이라면,

모든 부자가 죄인은 아니다. 돈이 싫은가? 부의 창출은 징죄의 대상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모순은 제도적 문제이지 부자의 문제로 환원할 것이 아니다. 부자가 죄인이라면 원시공산제 사회로 돌아가자는 것일진대, 현대사회에 적용할 수 없는 망상이다...

100가지는 몰라도 20개쯤은 댈 수 있을것 같다.

반면 찬성입장에서 가능한 방법은,

부의 형성과정에 떳떳한 부자가 별로 없다(떳떳한 부자도 많다). 노력과 땀이 아닌 부동산붐과 정보독점으로 인한 부(부동산 거품은 꺼지고 인터넷 세상이 열렸다), 그리고 세습적 부는 죄악이다(일부의 이야기일 뿐). 이에대한 적절한 징벌, 즉 과세제도 개혁이 필요하다.(상속세율 높다. 탈법적 상속은 일부 부도덕한 부유층의 문제) 개인의 도덕성에 의존하기엔 도를 넘어섰다.(인간을 신뢰하지 않습니까?) 

애초에 반박되기 너무 쉬운 미끼들 밖에 준비하지 못하겠다. 그러기에 상대논리를 끌어내서 반박하는 기획을 할 것 같다. 그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논점을 축소시켜서 공간적으로는 우리나라, 시간적으로는 근현대를 아우르고, 정죄의 대상은 부 자체나, 부자일반이 아닌 즉, 대한민국 재벌로 촛점을 맞추는 수 밖에 없다. 부자가 죄인이냐에 누가 미쳤다고 모든 부자를 상대로 돌팔매를 던지겠냐고 오히려 시치미 뚝떼고 반문하고 상대가 그 밖의 이야기를 하면 논점일탈이라 물어뜯어대며 버티는 수 밖에. 왈왈!

그런데, 이대팀은 부자체를 대상으로 하고, 자본주의의 원칙을 공격한다. 명지대팀의 수고를 한층 덜어주었다. 이대팀이 취해야 할 전략은 사안을 쪼개고 쪼개서 구체화 시켜도 모자를 판인데 일반화시켜서 시작했으니 말이다. 입론에서부터 명지대팀은 '편견에 반발하여'라는 반박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다. 이대팀이 어떤 쟁점으로 나오든 일반화해서 반박하겠다는 선언이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입장에서 반대입장에겐 지극히 당연하고 타당한 전략이다.

일방적으로 흘러간 토론은 그렇다치고, 그럼에도 그 중 몇가지 재미있는 포인트를 발견했다.


논점과 상관없는 재미있는 포인트 1

종부세 폐지('완화'가 공식적 표현이지만 실제 '폐지'나 마찬가지니까 이해하자)는 기득권층, 그리고 부의 집중의 폐해를 방증한다는 이대팀의 주장에 명지대팀의 반박은 헌법재판관이 부자라고 부자를 편든다는 것은 억측이라 반박한다.
과연 그럴까?

다음은 종부세 관련 헌재판결에 관한 자료들.(예전에 다음아고라에서 퍼왔는데 정확한 출처는 잘 모르겠다. 에잇.)


1. 김희옥 재판관 종부세 3,500만원에서 790만원으로 줄어
2.
이공현 재판관 2,600만원에서 557만원
3.
목영준 재판관 2,100만원에서 390만원
4.
조대현 재판관은 종전 158만원의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된다.
 8
재판관 별로 최대 2,100만원에서 최소 80만원까지 세금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아고라 인용)


헌법재판소에서 민법을 근거로 합헌과 위헌을 판단하는게 얼마나 자주 있는 일인지, 그리고 정당한지 모르겠지만 그 근거란다. 입법목적은 이해하지만 과세는 하지말자라는 결론이 된 셈인데 역시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그리고 마지막 부동산 재산 신고내역을 보고 2가지 점에서 놀랐다. 하나는 의외로 서민에 가까운 헌법재판관이 있다는 점이었고, 또 하나는 어쩜 저런 우연(?)도 있나 하는 점이었다.


논점과 상관없는 재미있는 포인트 2

기회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대팀의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명지대팀에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속성이다."라고 주장한 점이다. 한치의 의심없이 믿고 있고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서글프다. 그런데 그게 자본주의의 속성이전에 인간사회의 속성이잖아? 근데 요즘도 학교에서 평등하다고 세뇌하고 있나? 이 거짓말쟁이들.


논점과 상관없는 재미있는 포인트 3

거의 마무리 단계에 가서, 명지대팀의 "부자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인가?"로 시작해서 "부를 추구하는 모든 인간이 원죄라도 가졌다는 겁니까?"에 대해 이대팀이 "부 자체가 죄이고, 너, 나,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 선언.
잠깐 갸우뚱 하게 만든다. 맞는 말 같기도 한데?


승부에 집착해보며

명지대팀의 일방적 승리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중간평가에서 시민평가단의 결과가 29:1로 나왔는데, 최종평가에선 25:5가 나왔다.(심사위원 평가를 합해 최종 47:13의 결과다.) 대체 어디에서 이대팀이 득점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동정표라면 뭐 마음은 이해하지만, 만약 그런 연유라면 다시는 심사하는 입장에 서지 마시길 바란다. 혹시라도 그 마음으로 승부가 뒤집어 졌다면 어쩔뻔 했니? 

나도 응원하던 팀이 떨어져서 가슴 아프다. 하지만 토론술이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위안으로 삼고 말자.


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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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9.12 0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석하게도 포스팅하신 편은 제가 못본 것들이라 코멘트를 하기 힘드네요. 붕대소녀님 글 만으로도 충분히 댓글을 달 수 있겠지만 딜레이를 좀 걸어두려 합니다.^^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12 0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정이 과잉되어 있어요. 제가. 애초의 기획부터 객관성 따윈 배제되어 있었지만, 감정이나 감상보다 그저 해석작업에 충실 하려 했는데, 묘한 기분입니다.

      상기되는 아이디어 하나는 "시간을 두고 생각할 수록 정서적 거리는 더 가까와진다."라는 테제입니다. ㅋ

      하룻밤이면 끝내지 싶었던 이 몰아쓰기는 여러가지 이유로 띄엄띄엄 하네요. 넉넉하게 잡아 3시간 정도면 하나씩 넘어갈 줄 알았는데 뭔가 요즘 머리가 나빠진 기분이에요. 이럴 땐 쓰기보다 읽는게 딱인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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