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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생 김예슬의 자퇴, 동의하십니까 

   

명지대학교(비주얼) – 찬성 VS 성신여자대학교(렛츠) - 반대

 

우선 아래 토론내용 요약은 지극히 힘든 작업이어서 대충 해버렸다는 것을 고백한다. 쟁점에 관한 전선이 형성된 포인트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더 줄일 수 있었지만 귀찮아 졌고, 더 세세할 수 있었지만 무의미 했다. 만약 세세하게 갔다면 토론의 막장성을 좀 드러냈을 정도의 차이일테다. 안 보셔도 그만이고, 보셨는데 부족하다면 다시보기를 하실 수 밖에... 이 지리한 말장난을 다시 보시기를 추천할 수는 없지만 굳이 보시겠다면 말이다. ㅋ


 

쓸데없는 사설

우선 김예슬 학생의 대자보와 자퇴로 이어진 화두는 조금 묵은 감이 있지만 결승전 주제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16강전부터 주욱 이어온 대학토론배틀이 주제와 상관없이 3자의 입장에서 떠들었던 학생들을 보면서 전문가포럼을 흉내내고 있다는 시각을 거둘 수 없었던 나로서는 자신들의 이야기로 하는 승부는 진정성의 승부일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를 가졌다. 

다시 강조하는데 그 넘의 '진정성'이란 지행합일 이전에 지언합일 정도의 경지다. 니체식으로 말하자면 Redlichkeit(정직성) 정도의 개념이다. 그닥 대단한 것이 아니다. 거짓말 좀 안하자는 호소일 뿐이다. 이전의 과정에서 언어의 객관성만이 아닌 토론자로서도 객관성을 어필했던 명지대팀의 장점과 토론스킬을 가장 자유롭게 활용하던 성신여대팀의 대결은 결승전이 아니었다 해도 기대감이 컷을 것이다. 나로서는 한 쪽을 확실히 응원했겠지만 양팀의 저력은 어떤 잣대로 해석되든지 간에 이미 증명되었었다. 결승에 올랐으니까. 

그런데 양팀의 논지를 분석하려 해도 그다지 언급할 사항이 없다. 토론은 그 어느 때 보다 맴돌았고, 논점은 어긋났고 공격과 방어가 따로 놀았고 1회성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소감 한마디 한다면 정말 보고 있기 시간 아까운 토론이었다. 
생방송을 보며 편집이 과도하게 된건가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로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최악의 결승전이다. 



위악적(僞惡的) 뇌구조 비교




왠 인신공격이냐 물어보신다면 '음... 미안합니다.' 라고 해야 마땅하겠지만 이 토론을 지켜본 바, 안 그래도 될 듯하다. "저는 인신공격을 한게 아니구요. 뇌구조를 상상해 보았을 뿐이에요." 라고 말하면 한 쪽 팀에선 이해 할 꺼고 다른 한쪽 팀은 화는 나겠지만 반박은 못할 꺼다. 

입론에서 양팀이 꺼내든 카드를 보자. 찬성측 명지대팀은 '김예슬 사건'이 주는 의미에 대한 해석을 쟁점화 하자고 주장하고, 반대측 성신여대팀은 '김예슬 VS 보통의 학생들'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먼저 도발한다. 쟁점이 형성되지 않던 지리한 말싸움은 대학의 정체성과 역할론 논란으로 이어지기 까지 불필요하고 불편한 시간을 잡아먹었다. 이 시점부터 나는 명지대팀의 승리를 은근슬쩍 점치기 시작했다. 대학의 건전성에 관한 쟁점을 가져왔고 이 쟁점에 집중하려는 팀(명지대팀)과 김예슬 개인의 문제에 집중해 논점을 흐리려는 팀(성신여대팀)의 대결로 보였기 때문이다. 

뇌구조 따위 그림 왜 그렸냐면, 토론내용은 이 그림 두 장이면 충분히 정리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성신여대팀이 토론에서 보여준 모습을 몇마디로 요약하자면 질문을 질문으로 받고, 쟁점을 파고들면 동의한다고 말하거나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발뺌하고 난 뒤 바로 좀 전에 동의했거나 그런식으로 말 한 적 없다던 말을 반복한다. 나는 명지대와는 강경대열사와 관련된 기억 외에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아무래도 철저히 명지대팀 입장에서 성신여대팀의 오류들을 공격하게 될 듯 하다. 내 기준에 논리적 오류는 동어반복이나 당위의 선언보다 문제가 심각하니까.



김예슬 VS 보통의 학생

"김예슬이 대학의 자정적 노력을 폄하하고 일방적 책임을 물은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
"김예슬의 자퇴는 전선이탈행위다. 그러므로 올바르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김예슬은 보통의 꿈을 꾸는 대다수 학생들을 비난했고 독선에 빠진 것."
"김예슬의 균열은 이미 많은 대학생들이 했던 문제제기의 반복일 뿐. 왜 김예슬만 존중받고 다른 사람은 외면받는가?"
"김예슬이 자퇴후 출간한 책과 연관지어 볼때, 일련의 행위에는 의도가 깔린 것."

이상은 성신여대팀의 주장중에 일관성을 갖는 것을 모아 본 것이다. '김예슬 vs 보통의 학생'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지속적으로 김예슬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 이것이 논리적 오류냐고? 아니지 물론. 다음 인용요약을 비교해 보자.

"김예슬의 꿈이 존중받는 만큼, 다른 학생들의 꿈도 존중해야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자"
"김예슬 개인행동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님에 동의한다."
"김예슬의 소신있는 행동 반대하지 않는다. 개인적 행위에 반대하는 것 아니다."

명지대팀의 반박이 아니다. 성신여대팀의 이야기다. 이것 참. 나는 어떻게 다양성을 존중하며, 한 개인의 행위에 잘잘못을 따지면서 그에 반대하지 않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논리학의 창시자들이라고 밖에...



'행복'이란 무엇일까?

또 주목한 부분은 성신여대팀이 제시하는 '행복'의 정의다.

자아실현 = 행복 이라는 전제 하에서 행복추구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을 얻기 위해서는 취업을 해야하다고 주장한다. 뭐 무조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행복의 필요조건으로서만 돈을 말한다면 그닥 관여할 필요를 못느끼겠지만, 논리구조상 행복의 충분조건으로 돈을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인다. 금전만능주의를 아주 잘 설명해 주었다.

보충설명으로 너무 샐러리맨을 연상할까봐 걱정되셨는지, 화가의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화가가 미대 진학하고 그림을 그려 팔아 생계유지하는 식의 행복추구) 안팔리는 화가는 불쌍한 거고 잘팔리는 화가는 제대로 자아실현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그래 뭐 막장인생 고흐가 감히 성공한 인생 피카소에게 아니 살바도르 달리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나. 그건 그냥 그렇다 치자. 뭐 예술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니까.

그런데, 4강전의 성신여대팀이 기여입학제를 반대하면서 뭐라고 했는지 떠오른다. 기여입학으로 인한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어쩌구 한다더니? 8강전에서 낙태는 산모의 이기적 판단이라며 행복하지 않을꺼라 주장했을 때의 그 행복은 대체 어떤 개념이었을까? 낙태할 때 금전적 보상이 있다면 찬성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역사의 교훈은 과거의 이야기일뿐?

전반종료시 명지대팀이 프랑스68혁명의 예를 들며, 대학생의 각성을 이야기 했다. 중간 마무리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어짜피 최종변론은 각자의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주어진건데, 찬성, 반대의 순으로 이어지다보니 성신여대팀이 자신의 최종변론에 반론(?)을 첨언했다.

"그건 과거의 이야기죠."

이런 근거로 나는 성신여대팀은 철학이 없고 가치관이 없다고 본다. 더불어 역사의식조차 없는듯 의심된다. 과연 이 비판에 어찌 반박할 건지 역시 궁금하다. 그래도 그들은 충분히 반박을 시도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위험한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 블로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 반박과정을 상상 해본다.

"행복의 문제를 취업과 직결시키고 있는 것은 물질만능주의라 여겨집니다만?"
"저희는 물질만능주의라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4강전에서 하셨잖아요."
"그건 과거의 이야기죠. 그리고 우리사회는 자체정화능력이 있습니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기업도 인지하고 변하고 있어요."

지어냈지만, 차용된 내용과 형식은 실제토론에서 따왔다.

다른 건 그냥 **들 하는구나 치고, 왜 자꾸 불쌍한 인문학을 마구 들먹이는지 모르겠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지만 해도 사회가 좋아진다면 수많은 인문학 전공자들은 천사급? 그저 성신여대팀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온몸으로 가르쳐 주었으니 실천하는 지성이라 추켜세워줘야 할런지도.



인문학은 만병통치약?

인문학의 정체성, 인문학의 위기, 인문학의 부재 등등 - 이처럼 억측과 오해로 점철된 개념도 딱히 찾아보기 힘들다. 

성신여대팀은 "인문학 교육과 인문학적 토론회를 통해 계몽할 수 있다" 라는 주장을 반복하는데, 대체 이야기하는 인문학적 토론회는 지금 이자리에서 하는 김예슬의 대자보를 놓고 하는 토론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과연 이 무의미 해보이는 토론에서 어떤 희망이 보이는지 묻고 싶다. 당신들이 한 이 소위 '인문학적 토론'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 그 진정성을 다시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의심의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확신에 가깝게 추정된다. 혹시 철학, 사학, 문학, 정치학, 사회학 교수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라고 물으면 아마도 "꼭 그런 뜻이 아니구요. 그런 분과 더불어 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토론회를 의미합니다" 라고 대답할 것만 같다. 아무리 봐도 성신여대팀이 말하는 만병통치약 같은 인문학적 토론의 정체를 모르겠다. 설령 그런게 있다고 해도 누군가의 것이지 그들의 것은 아니다.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전가하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여기에 대한 반론도 꼭 그런 것은 아니구요. 우리도 참여해야지요 이겠지.) 

사실 인성교육 역할론을 먼저 꺼내든 것은 명지대팀이었고 명지대팀 역시 인문학적 토론을 이야기 할 때 크게 다른 생각은 아니었으리라고 의심된다. 아니었다면 이런 허술한 논리들을 제대로 쳐부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겠지. 나는 "인문학이 밥먹여주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믿느냐?"라고 누군가 일갈해 준다면 살짝 반할 것 같기는 하다. 오해가 있을까봐 말해두지만 인문학은 상대적으로 밥벌이에 도움 안된다. 즉 성신여대팀에서 말하는 행복의 길에 이르는데 도움 될리가 없다.

게다가 성신여대팀은 어느 기업 CEO가 한국사회 인문학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기업자체의 자정노력이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는데 "순진한 척 하는거냐?" 고 반문하고 싶은 생각이 꿈틀댄다.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보며 드는 생각은 이것도 신자유주의 의식의 리좀적 확산이라 봐야할라나. 갖다 붙이기는 참 잘도 갖다 붙인다. 당신들이나 이러는 나나.



신뢰의 문제

성신여대팀이 후반들어 주장한 것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김예슬과 그에 관한 사건에 대한 비판, 다른 하나는 인문학에 대한 맹신, 나머지 하나는 우리사회의 건전성에 대한 신뢰다. 그중 이미 검토한 두가지를 제외하고 남은 하나, 우리 사회(특히 기업)에 대해서는 신앙에 가까운 신뢰를 보이는 측면에 관한 비판.

"기업의 자체 정화 노력을 믿는다."라고 주장하고 몇 가지 근거를 제시 하는데, 제시된 근거들은 '클레멘트 코스', '우리나라 대기업 CEO가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했다는 말', '기업인사정책이 성적위주에서 인성위주로 변하고 있다'등 '클레멘트 코스'의 예시 외엔 근거조차 신뢰에 기반한다. 이 '클레멘트 코스' 조차 사회적 약자의 인격적 자각에 기여한 것을 부인 할 생각은 없지만, 우리사회(또는 기업)의 건전성을 논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예시다. 코스 수료자들에게 취업 인센티브가 적용되었다면 몰라도 말이다.

신뢰의 문제는 주체적 결정이니 간섭할 바가 못된다. 이 말은 즉, 내가 비판을 하면 안된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스스로도 "선택의 문제라면 토론할 필요도 없다." 라고 주장했듯 다시 친절하게 설명하자면 토론에서 나올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차라리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손' 이 있기에 일절 인위적인 장치는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게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바로 건전성 비판으로 반격 당하겠지만 적어도 논쟁꺼린 되잖아. 



억지로 냉정을 되찾고 해보는 되짚기(즉 했던 얘기 또 하기)

좀 오버했다. 인정한다. 그래도 토론에 비하면야.

결승전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 것은 우선 명지대팀이 애초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큰 그림으로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이고 성신여대팀이 토론의 쟁점을 벗어나 자기변호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현실문제와 지향점에 대한 각각의 논거를 구축하지 못한 채 뭉뚱그려 큰 그림에서만 이야기하려다 보니, 명지대팀은 당위만 계속 주장한셈이 되었다는 점이다.

명지대팀의 전반전 주요논점인 대학의 역할론에서 "대학은 단순한 취업학원이 아니라 사회적 기여를 할 인재양성이 되어야 한다."와 성신여대팀의 "대학은 필연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는 명백한 견해 차이임에도 명지대팀의 공격이 집요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진리의 상아탑' 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해가며 "물론 그런것도 필요하지요." 한마디에 의욕을 잃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실체없는 적을 상대하는 것은 너무 힘드니까.

   명지대팀 성신여대팀 
 공교육 대학교육에 종속되어 있음 대략 동의
 대학교육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곳.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양성할 의무 
 기업 이익추구가 최대의 목표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곳. 
 사회 공익추구 해야 자체정화능력을 신뢰해야 

논의는 위에서 보듯 누가 먼저 변해야 하나? 대학이 먼저냐, 기업이 먼저냐로 이상하게 변질 되었고 의미가 없어졌다. 각각 대학과 기업을 대변하는 변호사는 아니니까. 이로 인해 김예슬의 대자보의 의미를 찾자는 토론 취지는 이전 대학토론배틀에서 일절 무개입 원칙을 지키던 백지연씨도 개입하게 만들고, 심사위원 중간평가에도 지적되었지만 금새 무색해 졌고 남은 것은 대학정체성 논란과 정말 무의미한 대학책임, 기업책임 논란뿐이었다.

성신여대팀은 앞서 지적했듯 분명 '김예슬 VS 일반학생' 이라는 틀을 짜고, 일반학생의 정서에 기대 김예슬을 평지풍파를 일으킨 죄인으로 단죄했는데, 반론이 나오자 발뺌하기를 반복한다. "김예슬은 대부분의 꿈을 쫓는 학생들을 매도했다." 라는 발언과 "김예슬 개인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발언이 한 입에서 나오는게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순전히 내 추측이지만 극도로 답답한 마음에서 내뱉었다고 보는) "그거 아닌가요?" 라는 명지대팀의 수많은 질의에 내용과 상관없이 성신여대팀은 "꼭 그렇다는 건 아니구요." 라는 답변을 무수히 반복하는데 청문회 한편을 보는듯 했다. 서로 논점을 좁혀보려 하는 시간이었던 전반부는 그렇다 하더라도 중반에 이르러서도,

"사회와 대학의 문제 있다고 하시는 겁니까?", "문제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력합니다."
"대학의 현실은 획일화된 취업학원 아닙니까?", "대학, 교수가 그러라고 하는건 아니잖습니까?"
"전공과 상관없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뭐가 나쁘냐? 자신이 원한다면 문제 없다."
"대학이 그 교육목적을 실현해야 되지 않겠나?", "대학을 지적해서 해결될 일 아니다. 기업이 먼저 변해야한다."

서로 오갔던 이 이야기들은 토론 주제의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이 리뷰처럼.

토론 후반부는 좀 더 청문회스럽다.  

성신여대팀 "대자보를 쓰고 자퇴한 건 해결을 위한 자세 아니다." 명지대팀 "대자보와 자퇴문제는 분리해서 해석하자." 명지대팀이 토론시작하며 처음부터 주장한 명제이고, 논지 전개과정상 개별적인 문제가 아닌 그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하자고 주장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명지대팀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대답을 계속 강요받은 셈이다. 이미 자퇴는 전장을 바꾸었지 전쟁을 그만둔게 아니라는 답변도 했고, 김예슬 개인 행동에 대한 논평을 하지 말자는 주장도 했지만 성신여대팀은 어짜피 들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작정하고 밀어붙이는 김예슬 까기를 부추기는 격이 되어버렸다. 

이어지는 성신여대팀의 "김예슬은 선이고 나는 적인가?" 발언과 "김예슬이 비판한 것은 대학생이 아니다."라는 명지대팀의 반박. 이부분은 성신여대팀이 습관적으로 그동안 범해왔던 또 하나의 자가당착에 빠져드는 시작부분이다. 의심이 들 정도로 섬뜩한 생각이긴 하지만 진정성이 없어 보이기에 무섭지는 않다. 논리보다는 흠집내기 목적의 이분법적 사고. 마녀사냥의 시작이 보통 이렇지 않은가? 이러고 나서 한동안 김예슬의 방법론이 대부분의 건강한(?) 학생들을 매도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데, 종국에 가서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한다. 토론 상대자를 어이없게 하는 무적스킬이다.



승패에 집착해서 몇 마디

탁석산님이 중간평가 때 억지로 하는 것 같다는 소회를 남기시는데, 무슨 말씀인지도 알고 그 마음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내 관점에서 명지대팀은 꽤 공격했다. 단발성이라서 그렇지. 그래서 어쨌든 중간평가는 잘 나온거일 테고, 결과론이지만 상대팀이 답변아닌 답변을 유야무야 날릴 때 좀더 집요하게 공격했어야 했다.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거라면 안됬지만 소피스트를 얕잡아 본것이다.

명지대팀의 패배 결과를 보면서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봐도 찝찝한 기분이다. 스스로 충분하다 생각하고 집요하게 공격을 안 한 탓이고 스스로 자명하다 생각하는 점을 심사단과 교감하지는 못했던 탓인가 보다.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으니 승자라 불리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들의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챔피온입니다." 이 말은 오늘 부로 요렇게 고쳐써야 할 것 같다.
"진정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은 여러분이 챔피온입니다."

성신여대팀의 아슬아슬한 승리를 바라보며, 역산해 보건데 지원패널 질답중 흑기사를 사용한 명지대팀이 규정에 의해 감점을 받았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토론 자체는 명지대팀이 이긴건가 보다. 

그래서 우승을 놓친 명지대팀 억울하냐고? 아니 나는 명지대팀이 억울하다고 말 한 적이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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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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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9.17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식힌 다음에 읽는 게 좋다는 생각을 잠깐 말씀드리고... (이번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유랑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생활이 끝난 후 도가니를 깨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승이란 이름의. MVP란 이름의.)

  2.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9.18 04: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고편, 저번 댓글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사마천과 이븐 할둔과 필립 아리에스(아니면 모리스 블랑쇼!), 경우에 따라서는 진중권도 등장할 예정!!!!!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9.18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 그래봐야. 진중권 말고는 다 과거일 뿐. ㅋㅋㅋ

      필립 아리에스와 모리스 블랑쇼가 Highdeth님의 persona안에서 합체하는 모습은 어떨른지.(그들의 책을 하나도 읽어보지 않고 이런 말 하는게 우습지만.) 기대감을 높이시는군요.

      이븐할둔은 근데 참 궁금한 인물입니다. 그 동네 사람들이랑 너무 안친하군요. ㅋ

  3. 지나가던이 2011.04.11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생이 흥미를 가질만한 토론 주제가 뭐가 있을까 검색해보던 중에
    '대학 토론 배틀'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각 라운드별 토론 주제가 뭐였을까 알아보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셔서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요즈음 <백지연의 끝장토론>을 보고 있다. 손석희씨가 <100분 토론>을 그만 둘 무렵, 끝장토론을 스을쩍 본 적이 있었는데, 진행자만 빼고 Jerry Springer 쇼 인줄 알고 식겁하고 잊은 채 지내다가 '대학토론배틀' 한 꼭지를 보고는 기대감을 갖고 다시보기를 시작했다. 내가 가진 기대감은 별 다른 것이 아니었다. 주로 정치인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들의 스스로의 생각보다 취해야 할 입장의 변론들이 난무하는 토론이 아니라 생각의 나눔이 이루어질꺼라는 기대였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아닐지라도 호소력있는 소구를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보통 토론은 그 주제를 보고나면 흐음, 찬성쪽은 이런논리를 반대쪽은 이런논리를 펼치겠구나라고 쉬이 짐작이 된다. 내가 머리가 굵어져서가 아니라, 딱 그정도의 토픽이 토론에 적합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배틀이 되는 토론주제란 본질적으로 Controversial 한 것이니 누가봐도 입장이 애매할 수 밖에, 게다가 찬성과 반대 어느 한쪽을 지지해야한다. 양비론과 양시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피난처는 토론에서는 허락될지라도 배틀에선 허락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에 토론의 쟁점은 찬성측이든 반대측이든 간에 두가지의 선택지가 생긴다. 찬성측 입장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찬성할 수 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하거나 반대할 수 없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공세를 취할 수 있고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토론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주제에 따라 찬성의 근거를 제시하기보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더 설득력을 가진다.

16강전 1라운드의 주제를 보자. "국민영웅 박지성 술광고 해도 되나?" 이건 뭐, 제작진이 홍보효과를 노리고 '박지성'이라는 태그를 썻다고 밖에 안보인다. 찬성쪽은 시작도 하기전에 우위에 있다. 성인 남성, 그리고 직업선수가 합법적인 일을 하는데, 무슨 논리로 반대를 하나? 인터넷 세상에서는 박지성선수 안티세력에 심정적으로 기대볼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도저히 자신없다. 급 반대쪽의 논리가 궁금해졌다. 이 난관을 어떤 재기로 극복을 해낼것인가 기대감이 생겨 tvN에 계정을 만들고 다시보기 몰아보기 신공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는...

낚였다.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었다.
박지성이 아니라 김연아를 운운했음 수만명이 낚였을지도 모르겠다.

명지대 학생들은 철저하게 유리한 입장에서 누구라도 준비할 수 있는 모든것을 준비해왔고, 연세대 학생들은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인이 공익에 반하는 광고를 찍으면 안된다는 법리적 근거에 기반해 상식적인 바늘구멍을 파보다가 바로 막혔다. 분명히 불리한 입장에서 출발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애처로울 정도로 빈약한  논거였다. 게다가 끊임없이 상대토론자에게 자신의 견해를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는다면 인정하지 않는 논거를 제시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토론의 기본을 모르는 자세다. 폭력이다. 토론에서 자신의 견해는 말해지는 것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스스로 논거를 세우지 못하고 상대의 동의를 구해야 성립하는 전제밖에 준비하지 못했다니 실망이다.

열심히 토론을 준비했을 학생들에게 이런 독설을 날리게 되다니 나도 나에게 실망이다.
행여나 토론당사자가 이 포스트를 접한다면 1라운드에 출연한 죄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대략 4시간 가까이 8가지 토픽의 토론을 본 결과 감상은 한마디로 학생은 학생이다 였다. 열심히 예습해와서 나 이만큼 공부해왔어! 나좀 봐줘! 라는 아우성이었다. 아쉬운 점은 학생들의 수준이 아니었다.(물론 수준도 기대이하인 팀도 있었지만) 태도의 문제였던 것이다. 본인들의 논리를 차근차근 전개시키기보다 상대의 말실수와 허점을 하이에나 처럼 파고들려는 일부 학생들의 태도에서 익숙함을 느낀건 나 뿐일까?

제비뽑기로 결정되었다는 진영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팀이 나온다면 얼마나 멋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확고한 논리로 이성에 호소하는 팀 VS 청중을 울릴만큼의 감성에 호소하는 팀
이런 대결은 무리일까?
부르투스와 안토니우스의 대결을 기대한 건 내 욕심일까?

지극히 주관적 평가에 불과하지만 
이화여대 오만과 편견 팀, 연세대 언금술사 팀에 은근히 매력을 느낀것은 단순히 뽑기운과 대진운이 따랐다고 폄하해버릴 수 없는 포스가 느껴져서였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그나저나 백지연씨는 너무 매력적이라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확인하며 8강전을 그래도 기대해본다.


다음은 16강전 링크, 스압과 플레이시 광고의 압박이 살짝 있습니다만 tvN에서도 광고는 봐야넘어가는군요.

(추가내용) 5분까지 밖에 플레이 되지 않고, 어짜피 tvN으로 가서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군요. 처음에 미처 몰랐습니다.


<1 라운드>국민영웅 박지성 술광고 해도 되나? 
명지대 '비주얼' 찬성 VS 연세대 'Beautiful Debate' 반대

<2 라운드>학교체벌 해야하나?
고려대 '잡담' 찬성 VS 이화여대 '엣지론' 반대

<3 라운드>서울역, 치욕인가? 문화재인가?
서울대 '쾌담' 찬성 VS 이화여대 '오만과 편견'
 

<4 라운드> 전작권 환수 연기
찬반논란
계명대 '마나마나' 찬성 VS 성신여대 'Let`s' 반대

<
5
라운드>
탈북자 계속 받아줘야 하나?
전북대 '카이케로' 찬성 VS  전남대 '휴먼스쿨' 반대

<6 라운드>국민스포츠 야구냐? 축구냐?
부산대 '토론스타P' 야구 VS  서울여대 '매력토론' 축구

<7 라운드>누드비치 국내에 있어도 되나?
서강대 'I-POD' 찬성 VS 연세대 '언금술사' 반대

<8 라운드>인간복제 해도 되나?
충남대 '맥스봉' 찬성 VS 서울대 '3김시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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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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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organicfarmer.tistory.com BlogIcon 꿈이촌놈 2010.08.11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끝장토론을 본적은 없지만 일반 토론과 다르게 자유분방한 프로라고 들은적이 있어요.
    붕대소녀님의 포스트를 접했으니 관심을 가지고 시청해봐야 겠네요. 좋은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
    올블릿 살짝쿵 클릭하고 갑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1 1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괴짜님 당첨 축하드립니다. 제 블로그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ㅠㅠ감동~ 당첨선물은 없습니다만 ㅋ 괴짜님 블로그 매일방문으로 갈음하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ghostjin.tistory.com BlogIcon Ghost JiN 2010.08.12 0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끝장 토론 한번씩 보는데 흥미있는 내용이 많죠 좋은글 잘보고 간답니다~
    오늘하루 마무리 잘하세요~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2 0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버라이어티도 그렇긴 하지만 토론프로그램에서의 진행자 역량은 절대적인것 같습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리플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8.14 2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대 3김시대 토론보고 기겁했습니다. 저런 분들이 나중에 한나라당가면 골로 가시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엣지론 팀을 응원했는데, 목소리톤도 인상도 너무 상냥하셔서 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현재 국내 방송 토론에서 모종의 똘레랑스를 구현하고자 하는 취지는 일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쇼인거죠. 토너먼트 방식이긴 하지만 배틀보다는 쇼를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모습이 일절 없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풍자라는 게 쥐꼬리 만큼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5 0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풍자까지는 기대안하고 대학생들의 토론인 만큼 당략이나 선언으로 끝나는것이 아닌 논점을 벗어나지 않은 토론을 기대했었습니다. 실망한 부분이 부각되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했었습니다.

      방금 8강전 3,4라운드를 보고 왔습니다. 역시 마찬가지 감상이지만, 각각의 수준차가 너무 커서 옥석을 가리기 도리어 힘들군요. 좀 쉬고나서 8강전에 대한 리뷰를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이번엔 좀 긍정적인 부분을 들추어 내 봐야 겠습니다.^^

  4. sin 2010.08.15 0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론참여했던 학생입니다 ㅎㅎ 8강리뷰 보고싶네요^^ 객관적인 평가 부탁드립니다! ㅎ

    • Favicon of http://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6 0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접한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정작 제가 토론에 참여한다면 박살이 여러번 날꺼라 생각하면서도 논평을 하는것은 비판을 통해 훈계하려는 생각이 아니고 저 스스로 배워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관점에 따라 말장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뷰는 개인적으로 철저히 주관적으로 써나갈 예정입니다. ^^ 방문해주셔서 고견남겨주시면 배움이 될듯 싶습니다.

  5. adw0412 2011.07.31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16강전 다시보기 해도 1,2,3 라운드는 방송으로 안나왔더군요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나머지는 tvn홈페이지에서 봤는데 이 세개는 못찾겠네요;;

  6. ekgml188 2011.12.21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생이안되는것운 저뿐인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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