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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8 13:51

재미없는 철학과 이야기 철학이야기2010.08.18 13:51


오늘은 제목에서 보듯 무미건조한 이야기다. 언제는 안 그랬나 머..ㅋ
철학과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많은 사람들의 고민상담을 요구 받게된다.
내가 아무리 "어이어이~ 고민상담은 상담심리로 가야지" 해도 소용없다. 일단 나한테 상담하느냐 마느냐가 애초의 고민이었을 테니까 나도 가능한 진지하게 상담해주려 했다. 적어도 원론적으로는 말이다. 
 


Q. 인생의 의미는 뭔가요? 허무해요.

모범적 접근 : (어린아이일 경우) 음 너도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구나….~   
                 (어른아이일 경우) 너는 뭘 하고 싶니? ~
대적 접근 : (니체와 사르트르의 책을 만지작 거리며…) 그건… 나도 잘… 


Q.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쳤어요.

모범적 접근 : 누구나 죄를 지어. 엄마께 가서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주실꺼야.
                 예수님도 죄 없는 자가 돌로 치… 퍽!?
붕대적 접근 : 엄마가 신고 할꺼 같아? 


Q. 죽이고 싶도록 미운놈이 있는데 용서하래요. 왜 그래야 하죠?

모범적 접근 : 그 친구도 너를 미워하는 것 같니? 아니면 그 친구가 너와 다른 것 같니? 
                 차이를 인정하고 불가능을 가능케하고 어쩌구 저쩌구…
붕대적 접근 :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줘! 그리고 꼭 니가 먼저 화해하자고 해야되! 


Q. 죽고싶어요.

모범적 접근 : 세상에는 정말 힘든 사람들도 용기를 내어 살아간단다. 헬렌켈러란 이모가 있는데…
붕대적 접근 : 다니는 병원 있니? 입원병실은 2인실 부터는 비싸고, 다인실은 의료보험이…


구라가 상당히 순도 높게 곁들여 졌지만 정말 믿기 어려운 것은 위에 섞인 구라가 아니다.
실제로 이런 범주의 질문을 무지하게 받았고, 이런식의 상담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Boongdae-way라고나 할까?^^

어짜피 상담을 받기로 결심하기까지 고민과정 속에서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다행인 것은 실제로 문제가 해결이 되었건 안되었건 내 탓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뭐 그닥 고마워 하지도 않지만 그딴 관심 없다. 다만 죽고싶어요~ 따위의 고민에 농담처럼 대답하면 안된다. 정말 진지해야 한다. 정말 진지하면 코메디가 되는데, 농담처럼 하면 심각해진다.

여튼 여기까지의 고민은 어쨌거나 내 능력 밖의 일이다.

정말이지 바깔로레아 시험문제냐? 내가 시험은 볼 수 있지만 대리시험은 못 봐준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위의 질문들이 아니라는 점.

Q. 제가 닭띠구요, AD.1년 12월 25일생인데 제 사주가…?
A. A-men! 


반면에 반갑진 않지만 주저 없이 답할 수 있는 질문도 있다.

Q. 철학과 나오면 취업이 어렵나요?
A. 응!
Q. 철학과 다니면 뭐가 좋아요?
A. 소개팅때 자연스럽게 스킨쉽 할 수 있어요! 손금 봐주께~


구라는 여기까지만 치고 실제 상담사례를 소개하며 슬슬 마무리 해야겠다. 그래야 오늘 포스팅 제목에 부합할 테니. 

안녕하세요
4년제를 다니고 있는 철학과 학생입니다.
저는요 철학과를 다니고 싶지 않은 것 도 아니고 그렇다고 막 다니기 싫은 것도 아닙니다.
요새 대1 여름방학인데..
앞날이.....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고민이 큰데요..
물론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하잖아요..사람들은..
아 근데 저는..지금 고등학교 때는 수능이란 목표로 달렸지만
지금은 목표가 없습니다.
그래서 더 바보 같을지도 모르는데
이 여름방학을 탱자탱자 놀고 있죠…
철학과에서 할 수 있는 직업은 뭐가 있을까요?
그리고 용기를 주는 말들이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아시다시피 4년제를 졸업한 ex철학과 학생입니다.
저도요 철학과를 다니고 싶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막 다니고 싶었던 것도 아닙니다.
요새 30대 후반인데..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늘 고민에 빠져 삽니다.
물론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사람들이...(별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아 근데 저는.. 고등학교 때도 별 목표 없이 살았습니다.
지금도 목표가 없습니다.(조금은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님보다 나잇살 더 먹고 더 바보같을지도 모르는데
이 여름에 휴가를 어디로 갈까가 최대의 고민입니다.(대충 정하긴 했습니다 ^^)
철학과 나와서 저는 영화시각효과일을 하고 있습니다.(전공따위 취미로 생각하기로 했음) 
용기가 될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대학시절 한 선배가 해준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 : 붕대야, 너 몇학기째니?
나 : 저 3학년 1학기, 5학기째요.
김 : 흐음, 지금 정신차리면 대통령도 하겠다.
나 : 으응?
김 : 6학기에만 정신차려도 '남이 부럽게' 살 수 있고, 7학기에 정신차리면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고, 
      
마지막 학기에 정신차리면 '남못지 않게' 살 수 있다고 내가 너맘때 선배가 그러드라.
나 : 오호.. 그거 재밌네요.
김 : 나한테 그 얘기 해준 선배가 한마디 덧붙였지.
: ??
김 : 대부분 졸업하고도 정신못차린다고...



 

제가 딱 그랬네요. 졸업하고도 정신못차리고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다가 유학실패하고 돌아와서 또 기웃기웃 ...
근데 뭐 남들 별로 부럽지 않습니다. 조금은 부럽기도 합니다.
남들도 절 부러워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조금은 부러워 해줬으면 좋을 것도 같습니다. 

성공(?)을 생각하신다면 지금부터라도 전공을 취미로 하고(딱히 싫지도 않으시다니) 정말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그에 필요한 것들을 공부하시면 되겠네요.


실용학문이 아니라해서 주눅들거나 불만가질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실용학문이라도 학부만 나와서 전공살린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는 학과가 있나요? (있기야 하겠죠. 미안합니다.) 대학이 취업학원화 된것이 어제오늘 일도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람으로선 인생의 유예기간이라해도 될정도로 가장 널럴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고시준비생들 열폭하지 마시길...) 지금 이때 아니면 못할일들 너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기웃기웃 인생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김선배의 어록하나를 옮기며 이만 줄입니다.
 

"대학은 멀쩡히 다 자란 성인의 요람이고 교문밖은 벼랑이다."  김선배테제 1-1.




그 후 학생으로부터의 전언은 "정말, 쌩유"였다. 요즘 잘 지내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더 신기한 것은 위의 문제의 김선배가 지금 나름 좀 나가는 PD질 한다.
이런 지는 정신 차렸었군!!! ㅋㅋ

 

재미있는철학이야기
카테고리 아동 > 어린이교양 > 철학
지은이 이수석 (가나출판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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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철학수업
카테고리 인문 > 철학 > 청소년철학
지은이 이수석 (철학과현실사,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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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가장쉬운철학책
카테고리 아동 > 초등5~6학년 > 어린이교양 > 철학
지은이 우에무라 미츠오 (비룡소,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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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철학 이야기 / 쉬운 철학책...(정말 재미있나?)

요런 요상한 이름들의 책들이 이쁘게 포장되서 나오고 신기하게도 꽤 팔린단다. 아이들이 자주 찾는 전시관에도 이런 책들 한두권은 꼭 있다.
아마도 부모들이 애들 읽히려고 사다 나르는 것이겠지,

논술탓이겠지… 하면서도 묘한 상상을 해본다.
아이가 자라서 수능 볼 무렵, 나 철학과 갈래! 하면, 어떤 반응일까? 

여튼 미스테리다.

 

Posted by 붕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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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rganicfarmer.tistory.com BlogIcon 꿈이촌놈 2010.08.18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철학과시구나. 어쩐지 글쓰는 냄새가 솔솔찬더니요... 인용의 글 한자락 쓰고..
    Q : 죽고싶어요.
    괴짜의 A : 때되면 다 죽어~!
    "교문밖은 벼랑이다" 명언이군요.. 슬프지만 현실적인 ㅠㅠ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8 2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큰일이네요... 그 냄새때문에, 이 블로그 비밀로 하다가 아는 사람한테 걸렸는데, 소감 한마디 들었습니다. 먹물 단단히 들어갔던데?... ㅠㅠ 여튼 힘빼기 좀 해야겠습니다. 아는척이 특기라 제대로 될라나 몰라도. ㅋ

  2. Favicon of http://highdeth.tistory.com BlogIcon Highdeth 2010.08.18 1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걸 한 문장으로 줄이면 '철학은 해답을 찾는 학문이 아니다.' 가 되겠네요.^^ 아닌가요?^^;;;

    얼마 전에 데이비드 흄의 오성에 대하여를 구입했는데 곁다리로 <<청소년 철학창고 논술 워크북 1,2,3>>이 도착한거 보고 심난해지더라구요. 이걸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버리긴 아깝고, 읽기엔 뭐하고. 정말 계륵이에요.-_-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8 2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어제쓴 간단하게..., 복잡하게..., 가 제 변명입니다. 일부러 길게 기일게 써서 뭐가 있는척 하는거죠.ㅋㄷ

      청소년 철학창고 논술 워크북이라... 공부 되겠는데요? ㅎㅎㅎ

      논술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전 논리학은 좋아하는 편인데, 답없는 형이상학적 생각을 하다가 피곤하면 답나오는 논리학이 재미있고, 답나오는 것 하다보면 답없는 문제에 흥미가 당기고... 흥미 잃을 새가 없군요. ㅎㅎㅎ

  3. Favicon of https://sgoi.tistory.com BlogIcon parrr 2010.08.18 2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언제나 논리정연하셔서 마감까지 훌륭하세요.

    다만 너무 단순:한 저로서는 동참하기가 어려워 고개만 끄덕이게 하시는 붕대님.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간단한 사실조차도 답을 찾기가 어렵네요. 현명해지기란 정말 어려운 과제같아요.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18 2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큭.. '현명'이란 단어를 말씀하시기 전에 parrr님 블로그 게스트북에 제가 남긴 글을 보셔야 할 것 같아요. ㅋ
      2008.8과 niteru의 관계를 궁금해 했던 어리버리 붕대. ㅋㅋ

    • Favicon of https://sgoi.tistory.com BlogIcon parrr 2010.08.19 1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아닙니다. 방문록에 답글을 남겼지만 제가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않아 이웃분들께 폐가 된 듯 합니다.

      급히 이전을 서두른 이유도 있었지만 말이에요.ㅎ

      편히 자주 놀러올게요~ㅎ

  4. 푸치쿠소 2010.08.22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붕대소녀님의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글들 보고 갑니다...!

    -저는 철학이 취미는 아니지만, 철학하시는 분들의 글들은 좋아합니다~!

    -붕대소녀님의 글들을 보니 제가 좋아하는 블로그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 이분은 자기 전공 살리려서 철학하시는 분인데요...
    전공지식을 블로그에 정리하시기도 하고 문학작품이나 사회현상을 자기 철학으로 표현하셔서 재밌어요


    http://blog.naver.com/thfbdktmzk/30091653894

    http://blog.naver.com/thfbdktmzk/30090829435

    http://blog.naver.com/thfbdktmzk/30041563903

    한번 보시면 붕대소녀님도 그분의 철학적 매력에 빠져드실꺼 같아요~!

    그럼 나중에 추천 후기 남겨주세요~

    또 놀러올게요~!



    저도 티스토리하고 싶은데...
    무슨 초대장 이런거 있어야 되는거 같네요-_-;;
    복잡하네요~ 그래서 비로그인으로 댓글달았어요~ㅎ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23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지금 여행중이라 인테넷이 좀 불편해서 확인은 다음달에 해볼께요.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해요.
      티스토리 저도 막 초짜라 초대장도 없구... ㅋ 첨에 시작할때 좀 그렇긴 해도, 나눠주시는 분들한테 막 조르는 수 밖에 없나봐요. 여튼, 푸치쿠소님 블로그도 구경가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30 0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우 유쾌하네요. ㅋ 푸치쿠소님 또 놀러오시면 흔적좀 남겨주세요. 좋은 블로그 소개도 감사하구요. 다만 너무심각하면 안되겠더군요. ㅎㅎ

  5. Favicon of http://taebeksanmac.blogspot.com BlogIcon 善水 2010.08.27 1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핫 뭔가 너무 정겹고 푸근한 이야기를 들은것 같아요
    붕대적 접근. 아하.ㅎㅎ 그러면서도 애정이 담겨있는
    수수루룩 열네페이지를 다 읽어부렀네요 ㅎ
    너무 재밌게 보고 유쾌통쾌져서 갑니다 ^^

  6. Favicon of http://taebeksanmac.blogspot.com BlogIcon 善水 2010.08.27 1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핫 뭔가 너무 정겹고 푸근한 이야기를 들은것 같아요
    붕대적 접근. 아하.ㅎㅎ 그러면서도 애정이 담겨있는
    수수루룩 열네페이지를 다 읽어부렀네요 ㅎ
    너무 재밌게 보고 유쾌통쾌져서 갑니다 ^^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29 2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쁘고 부끄럽게 만드시면서도 또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하는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여행중에 발견하고 감사해서 답글을 바로 달고 싶었는데, 인터넷이 참 인내심테스트넷이라 안되더군요. 뒤늦게 블로그 구경도 하고와서 답인사 올립니다. ^^(__)

  7. Favicon of http://araria.textcube.com BlogIcon 善水 2010.08.30 0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붕디소녀님 댓글 넘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음 그란디 댓글은 아무때나 적어주세요^^a 그 기다림도 묘하게 왠지 좋다라구요~ㅎ 뭔가 하고픈말이 생각났을때 아무때고 편하실때 즉흥적으루다 막 질러주는! ㅋ

    붕대소녀님께서 달아주신 댓글 알리미를 받고 싶어 앞으로는 텍스트큐브 주소로 남기려함다. 지금은 쓰지않는 얼어붙은 불로그인데 양해부탁 (^^;)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30 0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어떻게 선수님 메인 블로그에 갔는지도 해명해 냈구요. 대충 구조파악 되었습니다. 어리버리 치고는 무척 빠르죠? ㅎㅎ (스스로 뿌듯해 하고 있음 ㅋ)

  8. 2010.08.30 04: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boongdae.tistory.com BlogIcon 붕대소녀 2010.08.30 0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야? 또 있는거야?)하고 긴장했더니 제가 어찌어찌 선수님 블로그 서핑중에 링크타고 들어간 곳이었군요. 휴~ 다행 ㅎㅎ 어제 새벽이었나? 여튼 음악플레이하고 해가 언제 다 뜨나 하고 한참을 기다렸드랬습니다. ㅋ